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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계풍경

갤러리너트   I   서울
많은 이들이 세상을 떠돌며 살아간다. 비단 거주지뿐만 아니라 정체성도 그러하다. 사람은 자의적, 타의적으로 이곳저곳으로 옮겨 다녀야 하며, 우리는 언제든 다른 누군가로 대체 가능하다는 불안감을 안고 살아간다. 그래서 새로운 환경에 던져진 이들은 자기 영토를 찾고자 부단히도 노력한다. 정박되지 못하는 삶에서 오는 불안을 이겨내기 위해서 나는 어떠한 의미라도 찾아야 했다. 진화를 위한 임계점으로 향해 간다고 생각하는 편이 위안이 되었다.

우연히 새로운 환경에 놓인 이방의 존재가 겪는 격렬한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접했고 이에 강하게 끌렸다. 그들이 뿜어낸 삶에 대한 의지는 생태교란식물이라는 이름표로 돌아왔지만, 나는 교란식물 대신 이방식물이라 부르기로 했다. 적지 않은 이방식물들은 모종의 목적에 따라 인위적으로 유입되었다. 이들은 새로운 땅에서 나름의 생존방법을 터득하고 영토를 찾고자 고군분투했다. 그래서 아무렇게나, 함부로 마구 자랄 수밖에 없었다. 낯선 생태를 덮고 삼키면서 끈질기게 제 자리를 확장해 나갔다.

이번 전시는 이 이방식물 모티프를 시작으로 풀어낸 변화의 경계지점에 관한 은유, 또 그 변화에 대한 의지를 담고자 했다. 나는 내가 그리고자 하는 것을 ‘임계풍경’이라 명명했다. 궁극적으로 모든 균형과 안정은 일시적이다. 자연물은 지금 이 순간에도 멸종하거나, 새로운 종으로 진화하기 위한 임계상태로 향해 가고 있다. 극적인 변화를 앞둔 긴장감과 움직임이 잠재된 경계의 순간을 표현하고자 했다. 그래서 이들은 정적인 풍경으로, 역동적이고 생동하는 모습으로도 보인다. 또한 녹아내리는 땅 같기도 하고 아직은 견고한 장벽으로 보이기도 한다. 모두가 맞다.

풍경을 재현대상으로서 그대로 화면에 옮기지는 않았다. 물감의 물질성을 노출하여 장소의 특정성을 없애고자 했고 구축하고 다시 해체하기를 반복하여 모호한 풍경을 만들어냈다. 설명적인 요소를 모두 덜어낸 캔버스 위에는 오로지 그리기 행위의 흔적만을 남기고자 했다. 모티프로 선택한 자연물의 자료를 수집하여 특이성을 분석한 뒤 화면 위에는 선과 면, 덩어리로 이루어진 구조를 옮겨왔다. 자연의 색상이 아닌 무채색에 가까운 제한된 색을 사용하여 추상적 형태를 강조하고자 했다. 작가의 오랜 시간에 걸친 경험과 감각, 사유의 흔적이 캔버스 위에서 새로운 질서로 부여되길 원했다.

아무 곳이 아닌 동시에 모든 곳이 될 수 있는 풍경을 마주한 이들이 서로의 감정을 공유함으로써 상존하는 불안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전시 정보

작가 이지호
장소 갤러리너트 갤러리너트 스페이스B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656-6 Gallery Knot SpaceB)
기간 2020-05-06 ~ 2020-05-12
시간 10:00 ~ 18:30
*주말(토, 일) : 12:00- 18:00
관람료 무료
주최 갤러리 너트
출처 사이트 바로가기
문의 02-598-5333
(전시 정보 문의는 해당 연락처로 전화해주세요.)

위치 정보

갤러리너트  I  02-598-5333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중앙로 108 (서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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