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현대미술이 우리 삶의 공간을 아름답게 채울 수 있고 보는 이에게 기쁨을 전달하는 3차원의 매체가 되길 바라며 이번 전시의 주제를 'Pleasure a lot, Color'로 정했다.
나는 형태보다 색채를 중시하지만 단순히 색채 자체를 그려내기보다는 마음에서 일어나는 순간 순간의 감정을 색채로 전환시켜 이를 강렬하게 사실화하는 데 주력했다. 다시 말해 색채의 구상화가 갖는 화려함보다는 깊은 내면 세계의 감성과 정서를 표출하는 통로로서 이해하려고 하였다. 이것은 색채를 물체의 색에 종속된다고 보거나 순수색채를 추구하는 장르와는 구별되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화면에서 색채는 여러 색깔의 조응 속에서 펼쳐지며, 대비와 음영법에 의해 색의 음조를 실어낸다고 볼 수 있다. 색의 특성을 고려하고 실질적으로는 삶의 무대에서 전개되는 마음의 작용을 표출하는 기법을 도입하여 본 것이다.
우리는 삶의 무대에서 주인공으로 살아가면서 예외 없이 희로애락을 겪는다. 이때의 희로애락이야 말로 우리들 자신이 살아가는 실상을 그대로 그려주면서 잘 웅변해주고 있다고 본다. 나는 이점에 주목하여 우리의 삶의 부침과 감정의 기복을 화폭에 발산해 내고자 하였다. 나의 작품에 등장하는 낮은 음조의 색상은 침잠된 감정을, 높은 음조의 색상은 유쾌함과 산뜻함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푸른 색조는 나지막한 서정을, 노랑 색조는 삶의 의지를, 보랏빛은 인생의 신선함을 각각 암시해주고 있다.
'Pleasure a lot, Color'라는 주제가 의미하는 바와 같이 이번 전시를 통하여 색채가 주는 기쁨을 보는 이에게 전달하고, 개념적이고 조형적인 시각의 작품을 통해 대중들에게 미적 경험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