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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떼아 작가의 작품에는 말로는 명확히 설명되지 선명하게 느껴지는 감정의 결이 흐른다. 건조한 질감 위에 얹힌 맑고 투명한 색조와 서정적인 풍경 속에서도 차가운 공기처럼 스며드는 고요한 긴장감은 작가가 기억을 바라보는 독특한 감각을 드러낸다. 또한 붓질의 방향, 화면 속 여백, 그리고 색 사이의 거리감마저도 감정의 결을 담는 매개가 되고 있다.
작품 속 공간들은 종종 연출된 듯 정적이며, 그 안에 놓인 인물이나 풍경은 어느 한순간의 감정이 고스란히 응축된 듯 보인다. 현실의 시간과는 다른 리듬이 흐르고, 익숙한 장면임에도 낯선 기운이 감도는 이중적인 시선이 덧입혀진 장면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자기 내면을 비추는 거울처럼 다가오게 한다. 자기 경험을 녹여 작업하는 작가는 하루의 끝, 길 위에서 문득 마주한 풍경처럼 감정의 잔여물들을 소리 없이 화면 위에 흘려보낸다. 그것은 특정한 사건이 아닌 상태, 설명보다는 잔상에 가까운 감각이라고 볼 수 있다.
작가의 작업은 기술적인 묘사보다는 감정의 농도를 따라가며 형상화된 세계입니다. 그는 오랜 시간 스스로와 주변의 세계를 관찰해 온 사람처럼, 장면 하나하나에 절제된 감정을 꾹 눌러 담습니다. 그 결과, 작품은 조용하지만 강하게 보는 이의 내면과 감정을 건드리는 힘을 지닙니다. 여기에는 어떤 이야기보다도 깊은 감정이, 어떤 설명보다도 선명한 시간의 흔적이 담겨 있습니다.
그것은 ‘기억’이라 불릴 수도 있고, ‘나’라 불릴 수도 있는 것들입니다. 그렇기에 작가의 작품은 단순히 감상하는 것을 넘어, 자기 내면을 조용히 들여다보게 만드는 경험이 됩니다. 보편적인 장면 안에 스며든 복합적인 감정의 결을 섬세하게 포착한 작품을 통해 내면의 울림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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