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e
50x50cm (12호),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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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종종 ‘나’를 감추기 위해 화려한 가면을 쓴다. 김종선 작가의 'Cure' 시리즈는 바로 이 가면과 그 이면의 충돌에서 시작된다. 비바람 속에서 꺾인 들꽃처럼 연약한 자아, 그리고 그 상처를 감추기 위한 화려한 위장. 화면 속 식물은 어둠과 빛의 층을 오가며, 내면의 긴장과 균열을 그대로 드러낸다. 파랑과 금색의 대비는 밝음과 어둠, 진실과 거짓, 견고함과 부서짐의 경계를 흐리며, 작가는 그 불안한 감정의 진폭을 붓질 하나하나에 담아낸다. 특히 금빛으로 표현된 식물 형상은 치유의 가능성을 암시하는 동시에, 자신의 존재를 애써 부정하지 않으려는 몸짓으로 다가온다. 이 작업은 감정을 감추거나 이겨내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꺾인 채로도 피어나려는 나약하고 고요한 내면의 의지와 그 치열한 흔들림을 마주하고 받아들이려는 의식을 온전하게 드러낸 결과물이다. 김종선 작가의 식물은 자기 위장의 꽃이면서 동시에, 있는 그대로의 자아가 겨우 토해낸 진실이기도 하다.
추천 이유
들꽃은 비바람에 쓰러지고, 쉽게 줄기가 꺾이곤 합니다. 김종선 작가는 그러한 들꽃의 모습에 스스로를 투영해 바라봅니다. 외부의 시선 속에서 꺾이고 기울어지며, 때로는 스스로를 숨기고 감추며 살아온 작가의 내면은 들꽃과 닮아 있습니다. 작가는 오랜 시간 동안 '밝음'이라는 외피로 자신을 포장해 왔지만, 그 안에는 누구보다 진실하고 어두운 감정들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화려한 색감으로 캔버스 위를 채우며 자신의 불안과 연약함을 감췄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시도들은 오히려 내면의 본질을 더욱 강하게 드러냈습니다. 김종선 작가의 작업은 단순한 자기 고백에 그치지 않고, 작품을 관람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존재하는 나도 괜찮다고, 당신도 괜찮다고.' 위로를 건넵니다. 오늘도 꺾이지 않기 위해 애쓰는 모든 사람에게 한 점의 그림을 건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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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보윤, 영혼의나무79 [형통]](https://og-data.s3.amazonaws.com/media/artworks/w_fixed/A0899/A0899-0097.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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