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자기(porcelain)는 귀한 것을 담는 그릇으로 기능해 왔다. 음식을, 약초를, 때론 시간을 담고 기억을 저장하는 매개체였다. 조예선 작가는 '포슬린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작가의 작업이 특별한 이유는 그 담음의 개념이 그저 수납이 아닌 정서와 서사의 층위를 지닌 '정서적 수용체'로 기능한다는 점에 있다. 작가는 도자의 표면 위에 민화와 진채화에서 사용되는 기법을 응용하여 작품을 만든다. 찻잔 속 작은 정원, 꽃잎 위에 선 요정, 열매와 가지 위의 동물들과 같은 조형물은 전통 회화의 감각과 현대 오브제의 유희성이 결합된 결과물이다. 작가는 이들을 "아름다움 그 자체"라기 보다는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작은 친구들"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흥미로운 것은 작가의 세계관이 '유토피아'라는 개념에 닿아 있다는 점이다. 유토피아는 현실과 환상의 중첩 지대에 존재하는 정서적 풍경이다. 작가는 그것을 전통과 현대, 장식과 생명성, 자연과 인간의 이질적 조합 속에서 구축한다. 작가는 관람자에게 작은 위로와 미소를, 그리고 잠시 머물 수 있는 상상의 정원을 함께 선물하고자 한다.
조예선 작가의 작품은 마치 정성스레 가꾼 찻잔 속 작은 정원을 들여다보는 듯한 상상의 자리를 제공해 줍니다. 포슬린(자기)의 표면 위에 펼쳐진 그녀의 세계는 전통과 환상이 맞닿은 풍경으로, 꽃잎 위에 선 요정, 열매 사이에 머문 보석 같은 동물들이 등장합니다. 이 정교하고 따뜻한 이미지들은 관람자에게 시각적 즐거움과 현실에선 마주할 수 없는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반클리프 아펠의 동물들이 회화 속 이야기꾼처럼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감정과 의미를 담은 작은 존재들로, 자유와 장난기, 평화와 따뜻함 같은 감정을 전합니다. 작가의 손끝에서 살아난 이 동물들은 유토피아적 풍경 속을 유영하며 관람자의 감각을 깨우고, 우리가 일상 속에서 놓치고 있던 아름다움을 표현합니다. 조예선 작가의 작품은 공간에 따뜻한 온기를 더해줍니다. 당신의 일상에 상상의 정원을 들이고 싶다면, 작가의 작은 세계에 한 걸음 다가가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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