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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진 작가는 동화 작가이자 화가로서, 이야기를 매개로 한 회화를 지속해 왔다. 그의 작업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전래동화와 세계 명작을 재해석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다만, 원작의 줄거리를 그대로 따르지 않고, 동화 속 인물들의 상황을 역방향으로 읽어내고 그 감정의 결을 따라 화면을 구성한다. 이야기의 무대는 ‘풀숲’이라는 상상의 공간이다. 익숙하지만 낯선 배경 안에서 동화의 주인공들은 때로는 현실을 투영한 자아로, 때로는 관람자 자신의 감정을 이끄는 매개로 다시 태어난다. 유혜진 작가는 이처럼 세대와 언어를 초월해 공감할 수 있는 장면을 만들어내며, 회화를 이야기의 장르로 확장한다. 또 다른 핵심 주제는 ‘잠재력’이다. 작가는 무한히 열리는 마트료시카를 통해 인간 안의 가능성과 내면의 성장을 시각화한다. 아직 펼쳐지지 않은 가능성, 언제든 피어날 수 있는 내면의 힘은 작가가 꿈꾸는 가장 따뜻한 미래이기도 하다. 질감은 이야기의 또 다른 언어다. 화면 위에 남겨진 붓질, 색의 흐름, 배경의 울림과 같은 모든 것은 문장이 되지 않은 감정의 잔상이다. 유해진 작가의 그림 속 인물들을 통해 우리 각자의 이야기를 꺼내보기를 제안한다.
유혜진 작가의 그림은 동화처럼 다가옵니다. 하지만 이 동화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와는 조금 다릅니다. 익숙한 주인공들이 낯선 표정으로 등장하고, 그림 속 '풀숲'이라는 상상의 공간 안에서 지금 우리의 삶을 조용히 비춥니다. 작가는 아이와 어른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그리고자 합니다. 화면을 가득 채운 독특한 질감과 사랑스러운 장면들 안에는 아직 열리지 않은 우리 안의 잠재력을 꺼내 보는 시간이 담겨 있습니다. 마트료시카처럼 무한히 펼쳐지는 내면의 힘을 작가는 응원하듯 그려냅니다. 이 그림들을 바라보는 순간, 우리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동시에 자신의 이야기를 다시 꺼내게 됩니다. 그림은 이야기보다 더 많은 상상을 허락하는데요, 그림 앞에서 잠시 멈춰 마음 속 동화를 펼쳐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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