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원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심상풍경화(心象風景畵)로 정의한다. 생소한 개념인 심상풍경은 작가의 말에 따르면 '감정을 풍경에 반영한 마음의 장소화'다. 그의 작업에서 보이는 풍경들은 얼핏 어딘가에서 본 듯한 익숙하고 소소한 장소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리고 관람자들은 이를 각자의 감정에 투영하여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이러한 과정에서 관람자들은 스스로의 마음을 장소화하고 각기 다른 심상풍경이 각자의 시선에 펼쳐진다. 각 풍경에 숨겨진 '아무개 씨(Moi, 모이)'는 박모 씨, 이모 씨 등에서 따온 명칭으로 일상을 살아가는 누구나를 지칭하는 말이다. 모이들은 작가가 되기도, 작품을 보는 관람자가 되기도 한다. 그들은 아무개이기 때문에 누구나가 될 수 있으며, 심상풍경 속에 존재하여 관람자들이 떠올리는 감정과 기억들을 자각하게 한다.
먹과 과슈가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완성되는 풍경의 모습은 낯설기도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익숙한 느낌이 들곤 합니다. 색채는 겹겹이 쌓여 작품 속 풍경을 물들이고, 또 경계를 흐려 몽환적인 느낌마저 자아냅니다. 작품 속 풍경은 누군가의 마음속이며 그곳에는 모이가 등장합니다. 민혜원 작가의 작품은 그의 작품 세계를 건축하고 구상한 결과물이며 작가가 창조한 마음의 세계를 형상화한 화면입니다. 어딘가에서 마주한 듯한 신비로운 풍경을 보며 우리는 그곳에서의 기억 또는 느꼈던 감정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민혜원 작가의 심상풍경화는 이러한 감각을 상기시키며 공감의 감정으로 작가와 관람자가 연결되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작품 속 등장하는 모이가 누구나가 될 수 있는 것 역시 이러한 점에서 상통합니다. 민혜원 작가만의 풍경화 속으로 들어가 그림 속 마음을 감상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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