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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도시는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과 닮아있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자신이 누구인지보다 자신의 자본의 크기로 모두를 판단한다. 그렇기에 구성원들에게 이 집단이란 소속감을 주지 못한 채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단순한 현상에 불과할 뿐이다. 작가에게 도시란 겉으로 보기에는 견고해 보이지만 그저 이미지에 불과할 뿐이다.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음식처럼, 뼈대가 튼튼하지 않은 빌딩처럼 언젠가 사라질 날만을 기다리는 존재이다. 작가는 화면 속 스산한 도시 풍경을 통하여 온전한 구성원으로 소속되지도 못하는 자신과 모든 관람자에게 씁쓸한 조소와 위로를 전하고 있다.
도시와 그 풍경을 그리는 서완호 작가의 작품에는 아웃포커싱 된 사진과 같은 묘한 부드러움이 느껴집니다. 섬세하고 얇게 덧발라진 유화 물감과 더불어 흐린 초점의 화면은 보는이에게 독특한 조형적 매력을 선사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 속 누구나 쓸쓸함과 공허함을 느낄 수 있는데, 작가는 이 순간을 포착하여 작품으로 극대화합니다. 부드럽게 끝 처리된 가장자리와 물감의 그라데이션은 화면에 쓸쓸하고도 부드러운 매력을 더해주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따스한 위로의 인사를 건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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