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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야(ālaya)’는 인식의 가장 깊은 곳에서 작동하는 의식의 저장소이자, 윤회의 구조를 설명하는 불교의 핵심 개념이다. 모든 경험과 행위는 흔적을 남기며 이 '알라야' 마음 창고에 저장되고, 특정한 인연과 시기를 만나 과보(果報)로 나타난다. 조지연 작가는 이러한 불교적 사유의 체계를 단지 개념적으로 차용하지 않고, ‘그리는 행위’ 그 자체로 차곡차곡 쌓아 나간다. 화면은 필름처럼 감각과 감정의 잔상을 기록하는 평면이 되고, 작업은 업(業)의 반복과도 같다. 특히 ‘행(行)’과 ‘식(識)’에서 멈칫거린다는 고백은 존재의 궤적을 되돌아보는 작가의 깊은 사유를 드러낸다. 알라야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모든 형상의 근원이 된다. 이 작업 역시 무수히 저장된 마음의 인상들이 하나씩 싹을 틔우며, 작가가 거쳐 온 시간과 사유의 깊이를 드러내고 있다.
“알라야, 알라야, 알라야.” 조지연 작가는 이 단어를 천천히 읊조립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알라야' 모든 인간의 경험과 업(Karma)이 저장되는 창고로, 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삶의 모든 말과 행위가 흔적처럼 쌓이는 곳입니다. 작가는 그 창고를 마음 속에 간직하며, 매일같이 차오르는 감정과 생각을 하나의 필름처럼 캔버스 위에 기록해 나갑니다. 이 작품은 ‘알라야’를 단순한 불교 철학의 인용이 아닌, 작가 개인의 사유가 되는 연작입니다. 수학 문제를 푸는 것처럼 고요히 앉아, 하루하루의 경험과 마음을 되짚으며 그리는 이 시간은 일종의 수행이기도 하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하루하루 나의 모든 행이 쌓이고 흔적들이 모여 언젠가 열매를 맺는다는 가르침처럼, 작업 또한 작가와 닮아 있습니다. 여러분 모두 존재의 본질에 대한 사유를 경험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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