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꼬물꼬물 서린 곳, 놀이터는 어린 시절의 쉼터였다. 자유로운 놀이가 허락된 소중한 곳이었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놀이터가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옛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했던 놀이터는 빠르게 변하는 도시의 틈새에서 천천히 숨을 쉬는 유일한 곳이었는지 모르는데도 말이다. 정현성 작가는 진정한 '쉼'의 공간이었던 놀이터와 그 '쉼' 속에서 편안히 놀고 있는 동물들의 모습을 연결시킨다. 이는 본능적으로 동물들이 제 몸에 맞는 안식처를 찾듯, 우리도 일상의 규칙에서 벗어나 나만의 놀이터를 찾아내야하는 우리의 상황을 되돌아보게 한다. 그의 작품에서는 우리가 찾고픈 여유로운 쉼의 감성이 낭만적으로 담겨 있다.
추천 이유
하루가 다르게 빽빽이 들어서는 건물들 속에서, 낡고 오래된 놀이터는 천덕꾸러기처럼 여겨지곤 하죠. 삐걱대는데다 페인트칠 마저 벗겨져 가는 모습을 보노라면 마치 폐허와 다를 바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어릴 적 따로 약속하지 않아도 어느샌가 모여 맘껏 뛰놀 수 있었던 귀한 곳이 바로 놀이터였습니다. 작가 정현성은 우리의 에너지와 본능을 자유로이 펼치며 노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그 놀이터를 화폭 안으로 불러냅니다. 그리고 그 본능에 가장 가깝게 제 개성대로 사는 동물들을 여기에 함께 결합시키죠. 포근하고 아늑한 꽃밭 속 놀이터로 어서 오라며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살갑게 손짓하고 있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