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대학교
서양화전공
학사
경기대학교
미술학과 서양화전공
석사
- 우세희는 감정의 잔상을 형상화 시켜 캔버스 위에 남기는 추상작가 입니다.
그녀의 작업은 구체적인 서사를 그려내기보다는, 이름붙이기 어려운 채 스쳐지나가고 , 말로 다하지 못한 감정의 파편들을 포착하고 기록하는데 집중합니다.
작업은 아크릴물감으로 큰 흐름과 분위기를 만드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기억의 배경처럼 펼쳐지는 색면은 감정의 무게와 리듬을 담고 있으며, 그 위에 얹히는 오일 파스텔 드로잉은 충동적이고 유년기의 낙서처럼 자유롭게 화면을 가로지릅니다. 이 선과 흔적들은 작가 내면에서 흘러나온 감정과 생각의 잔상으로 , 때로는 자연에서 받은 인상, 사랑의 감정, 어린시절의 감각들이 은근하게 스며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직접적인 재현이라기 보다는, 잊고 있던 시간과 감정의 자유를 향한 마음의 메아리 입니다. 작가에게 회화는 스스로에게 허락한 자유의 공간이며, 그안에서 감정의 움직임을 있는 그대로, 억누르지 않고 남기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우세희의 작업은 감정을 해석하거나 고정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열린 상태로 남겨져 있어, 관람자가 자신의 기억과 감각을 자유롭게 덧입힐 수 있도록 합니다. 감정을 ‘기록 한다’ 는 행위는 그녀에게 있어 조용한 마음의 여행이며, 동시에 시각을 통해 비로소 떠오르는 내면의 조각들에 대한 탐색입니다.
작가에게 그림은 마음깊은 곳의 언어이며, 아직 말로 다듬어 지지 않은 감정의 표면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지는 행위입니다. 낙서처럼 시작된 한 줄의 선, 설명할 수 없는 색의 충돌은 어느새 하나의 장면이 되고, 예상치 못한 기억의 파편을 불러옵니다. 그녀의 작품은 완성이라는 지점을 향하기보다는, 감정의 흐름과 그 여백 속에 머무르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여백속에서 관람자 역시 자신만의 감정과 마주하는 시간을 갖게 되기를 바랍니다.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어릴 적부터 감정을 표현하는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이 ‘그림’이었어요.
생각이나 마음을 말로 표현하는 게 서툴렀던 저에게, 그림은 스스로를 이해하고 위로하는 언어였죠.
점점 그 언어를 통해 다른 이들과도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때부터 작가로서의 길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제 그림이 누군가의 감정에 조용히 닿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느껴요.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들을 시각적으로 기록하는 데에 관심이 많습니다.
작품을 통해 꼭 어떤 감정을 해석하거나 정의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저 그것이 ‘존재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마음속 깊이 남아있는 감정의 잔상들을 선과 색으로 풀어내며, 보는 이가 자신의 감정과 기억을 자유롭게 투영할 수 있는 여백을 남기고자 합니다. 결국 제 작업은 감정을 나누고, 그것에 공감할 수 있는 조용한 풍경이 되길 바랍니다.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저는 아주 사소한 감정의 변화에서부터 자연의 움직임, 유년기의 기억, 그리고 일상의 작은 장면들에서 영감을 받아요.
특히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순간일수록, 그 감정이 머물던 시간을 시각적으로 기록하고 싶은 욕구가 커져요. 풀 한 포기, 바람결, 아이의 웃음처럼 흘러가는 풍경 속에서 제 안의 감정이 스스로 반응할 때, 그 감정이 곧 작업의 출발점이 됩니다.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감정의 풍경을 그리는 작가’, 혹은 ‘마음을 어루만지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 기억되면 좋겠어요.
제 작업이 누군가에게 잠시 멈춰 숨을 고르게 하거나, 잊고 있던 감정을 떠올리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요.
꼭 강렬한 메시지가 아니더라도, 조용하지만 깊이 있게 마음에 스며드는 작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Q. 작품 활동 외에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감정의 움직임과 무의식의 기록을 중심으로 작업을 이어가고 싶어요.
평면 회화뿐 아니라, 다양한 재료와 매체를 활용해 감정의 층위를 입체적으로 탐구해볼 계획도 있어요.
또한 감정과 자연, 기억이라는 테마를 확장해, 더 많은 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설치 작업이나 참여형 프로젝트도 구상 중입니다. 저에게 그림은 여전히 ‘과정’이기 때문에, 완성보다 그 과정 속의 감정에 더 집중하며 나아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