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회화는 단지 대상의 상태를 서술하기 위한 수단에 국한되기를 거부한다. 회화는 현실을 재생하는 기술의 차원을 넘어서, ‘깊은 암시를 주는 것이거나 또는 감각의 영역 깊은 곳까지 열리게’ 한다.(F. 베이컨)
예술가는 이처럼 분명한 정신적인 목적을 두고 세계를 바라보며, 감각과 인식의 과정사이에 개입하여 특별한 시각언어를 고안한다. 이렇게 탄생된 작품은 단순히 현실의 복제의 차원을 넘어서, 의식의 세계를 환기한다. 우리는 단지 물감의 유희나 그려진 대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반대편에 서서 작품 안에 실행되고 있는 예술가의 독특한 의식의 세계를 대면하게 되는 것이다.
2017년 첫 전시「New version Language」전은 각자 뚜렷한 의식의 세계를 담기 위해서 꾸준히 조형적인 탐구에 힘 쏟는 5인의 작가를 소개한다. 작가들은 각자 다른 재료기법과 표현 양식을 갖추었지만, 물질(재료)의 차원을 넘어서 가치의 세계를 회복하려는데 그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 동일하다. 또한 동시대적 맥락과 예술의 형식을 빌려 자신만의 시각 언어로 표피를 만들고 덧입혀, 무한하게 확장하는 형태 안에서 이를 탐구하며, 새로운 예술 양식과 새로운 조형 언어를 만들어낸다.
이번 전시에서는 순수한 조형에서 맛보는 감각의 신선함에서부터 재현을 초월하는 파격적인 작품까지, 다섯명의 작가들이 구축한 시각언어를 한자리에서 바라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