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한원미술관은 2026년 첫 기획전시로 5월 14일(목)부터 7월 31일(금)까지 임현경 초대전 《히든 위버스 Hidden Weavers》를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는 신진의 가능성이 중견의 단단함으로 안착해 가는 예술가를 조명하며, 한국 미술 생태계의 선순환적 연속성을 견인하려는 미술관의 확고한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임현경 작가는 도시 속 나무들에 깃든 보이지 않는 돌봄의 흔적을 포착합니다. 화면 속에 사람은 등장하지 않지만, 나무를 지탱하는 구조물과 가지를 여민 끈, 겨울을 견디게끔 감싸준 붕대 등 누군가의 섬세한 손길이 곳곳에 배어 있습니다. 작가는 보살핌의 기척이 우리가 사는 세상 전체를 관통하고 있음을 직관하며, 지지대를 세우고 정성을 덧대는 행위들이 그 자체로 돌봄의 표현이자 연대의 지표가 됨을 화면을 통해 조용히 증언합니다.
전시 제목 《히든 위버스 Hidden Weavers》에서 ‘Hidden’은 우리 곁에 늘 존재해 왔으나 쉽게 드러나지 않는 행위자들의 손길을, ‘Weavers’는 인간과 자연, 사회적 관계가 이루는 무수한 접점들의 직조를 의미합니다. 이름 없는 이들의 헌신과 무의식적인 집단적 행위가 세상을 엮어낸다는 맥락을 내포하며, 작가는 화면 이면에 깃든 비가시적인 노동의 흔적을 통해 군집된 주체들이 세상에 미치는 영향력을 함축하여 보여줍니다. 특히 100호 연작 〈숲을 잇는 시간〉(2026)을 포함한 작품들은 비단 위에 색층을 포개어가는 과정을 통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공존하는 다층적인 회화 세계를 구현합니다.
이번 전시는 속도에 매몰된 도시의 시간을 잠시 멈춰 세우고, 임현경 작가가 일구어낸 달빛 아래 정원에서 불완전한 존재들이 이룬 연대의 온기를 마주하는 사유의 장을 마련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