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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를 거니는 산책자

서울대학교미술관   I   서울
오류는 저항: 디지털 시대의 균열과 징후

이번 전시를 기획하며 우리는 한 가지 역설적 질문과 마주했습니다. 완벽을 향해 달려가는 디지털 시대에, 오류는 제거해야 할 결함일까요, 아니면 미지로 안내하는 관문일까요?

인류는 전례 없는 기술의 힘을 손에 쥐고 있습니다. 하지만 삶은 여전히 오류투성이입니다. 기억은 축적되지만 판단은 흐릿해지고, 연결이 확장되는 만큼 고립이 심화됩니다. 알고리즘은 판단의 분쇄기로 기능합니다. 디지털은 기억이 아니라 망각의 기계장치입니다. 기술은 삶을 개선하지만, 개선된 삶 속에서 우리는 계속해서 길을 잃습니다.

오류가 오히려 긍정적이고, 차라리 반가운 이유입니다. 그것은 허구와 환상으로 그린 장밋빛 미래를 의심하도록 하는, 예기치 않은 틈입니다. 오류는 세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제대로 보여줍니다. 오류는 실패가 아닙니다. 실패는 정해진 규범 안에서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지만, 오류는 그 '정해진 규범' 자체를 문제 삼는 낯섦일 뿐입니다.

이 전시는 그 틈을 붙잡으려는 시도입니다. 참여 작가들은 디지털 시대가 드러내는 사회적 문제들을 포착합니다. 분열되는 정체성, 몸의 소외, 기술-자본의 권력화와 디스토피아의 은폐... 그저 단순한 경고용으로 그치고 싶지는 않습니다. 오류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서, 새로운 숨을 호흡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질문을 여는 오류를 기꺼이 사랑할 것입니다. 멈춤이며, 질문이고, 저항인 오류로 한껏 나아갈 것입니다. AI 기술 개발에 혈안인 지금, 인간처럼 생각하고, 판단하며,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그 경이로운 '거짓'에 미래가 더 포획되기 전에, 기술의 영웅적 서사 앞에서 누추해 보이기만 하는 존재의 자리를 더는 방임하지 않기 위해, 오류 속의 깨어 있는 산책자가 될 것입니다. 이 산책의 동반자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심상용 서울대학교미술관 관장

전시 정보

작가 한지형, 김보원, 김웅현, 김천수, 방소윤, 신정균, 안태원, 유장우, 윤소린, 이영욱, 이은솔, 정성진 외 다수
장소 서울대학교미술관 전관
기간 2026-01-29 ~ 2026-03-29
시간 10:00 ~ 18:00
화-일 10:00-18:00 [매주 월요일, 구정 당일 휴관]
관람료 무료
주최 서울대학교미술관
주관 서울대학교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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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정보

서울대학교미술관
서울특별시 관악구 관악로 1(신림동) 151동 서울대학교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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