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언제나 외부에 존재하는 풍경이라 여겨지지만, 가장 깊은 내면에 닿아 있는 정서적 장소이기도 하다. 꽁떼비 갤러리의 이번 전시는 두 작가—김재현과 한아름—의 회화적 여정을 통해, ‘내면의 숲(Forest within)’을 탐색하는 감각의 여로를 선보인다.

김재현 작가의 작품은 자연을 대면했을 때의 감정적 충동에서 시작된다. 숲을 바라보는 인상, 그 속에 들어가 체험하는 감각, 나뭇잎에 쌓인 빛과 공기의 층위는 작가의 내면에서 재구성되며 화면 위에 새겨진다. 익숙한 회화의 문법을 의도적으로 벗어나, 붓질을 반복하며 순간적인 인상을 응축해낸다. 그리하여 그의 숲은 감정의 지도로서 화면 속에 자리한다.

한아름 작가의 ‘판타지 랜드’는 소외된 존재들을 위한 상상의 숲이다. 상처받은 생명들이 평등하게 살아가는 유토피아적 풍경은, 현실의 잔혹함과 대비되는 치유의 공간으로 그려진다. 멸종위기 동물이나 식물과 같은 작은 존재들에게 따뜻한 안식처를 선사하며 작가만의 내러티브를 전개한다.

두 작가가 구축한 ‘숲’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현실을 초월한 공간이자, 감정을 투영한 내면의 장면들이다. 그것은 바깥의 자연이면서 동시에 안쪽의 세계이며, 존재하지 않지만 선명한 공간이다.
Forest within—이 전시는 자연을 향한 감각적 몰입이 어떻게 인간 내면의 정서를 환기시키는지를 보여주는 회화적 숲이다. 관람자 각자가 자신만의 ‘숲’을 발견하게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