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도시지도’는 2009년부터 2025년까지의 작품을 선보인다. 김봄의 ‘그림지도’시리즈 변화과정과 현재까지 작업의 흐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시이다.
‘그림지도’ 연작은 내가 직접 걸으면서 본 것들을 다양한 시점에서 관찰하고 재조합하여 그려낸다. 실재하는 지도를 통해 본 서울, 경주, 통영 등 특정 장소의 이야기들을 과거 흔적부터 현재의 모습까지 담아 한 화면에 담아낸다. 나에게 ‘지도’는 지리적 정보를 파악하기 위한 실용적 도구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감각의 확장을 통해 풍경에 새로운 시간적, 공간적 차원을 부여하는 중요한 작업 도구이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내가 가장 오래 살아왔고, 가장 관심이 가는 장소이다. 특히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장소로, 고지도와 현 지도를 차용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시켜 그려왔다. 작업방식에 있어서, 때로는 표현하는 재료를 바꾸고, 때로는 시점을 다르게 하여 도시를 바라보려고 노력했다. 그동안 서울의 시청, 덕수궁, 광화문, 남산, 한강, 서울 성곽 등 대표적인 모티브들을 기록해왔다.
정부서울청사는 서울의 중심부에 위치하여 내가 그려낸 서울의 곳곳을 느끼기에 좋은 공간이다. 십 여 년 전부터 그려온 수 십 점의 서울풍경과 그 외의 지역을 그린 작품들을 감상하며, 관람객들은 우리가 살아온 도시의 흔적들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시간과 사건들이 차곡차곡 쌓인 도시 속에서 기억해야 할 이야기들을 되새겨보고 돌이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