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숙 개인전 '형상' 작가노트

모델이 음악에 맞춰 춤을 준다.
그 춤사위 속에 붓을 든 나도 동화가 된다.
모델은 무엇을 표현하고 있나.
나는 내면의 움직임을 읽기 위해 재빠르게 붓을 든다.
짧은 순간에 전하고 싶은 것을 붓으로 풀어본다.
오랫동안 누드크로키와 지하철에서의 크로키로 사람들을 관찰하고 그려왔다.
나에게는 소통의 시간이었다.
나의 작업은 관찰에서 시작한다.
인체가 가지고 있는 선, 움직임의 관찰 그 속에서 내면의 세계를 읽어내고, 때로는 나의 생각과 그 순간의 감정이 합쳐져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그다음은 형상을 분석하고 감각적인 형태로 다듬어 조화를 만드는 과정이다.
단절된 시공간 속에서 예술에 나를 맡기고 절제된 조형 언어로 온몸의 감각을 동원하여 붓질에 내 삶의 흔적을 입힌다.
나는 그 시간이 좋다.
그래서 오늘도 붓을 든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내 마음을 품은 그림을 오래도록 그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