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전 : 다정한 풍경
도심 속 오래된 동네를 거닐때면 소박하고 아름답게 다정한 말을 걸어오는 공간이 있다. 나의 눈을 사로잡고 내 마음속에 수집하고 싶은 풍경을 만난다는 건 언제나 행복한 즐거움이다. 가까이 들여다보고 싶고, 잠시 머물고 싶고, 소유하고 싶은 바램들을 갖게하는 거리의 풍경들은나에게 마법같은 공간이다. 색실로 바느질된 조각보가 색깔띠가 되어 내 작업안에서 선과 면으로 집을 짓는다. 색깔색깔 조각들로 한옥집과 벽돌집이 만들어지고, 골목이 생겨나고, 나의 다정한 조각 풍경이 된다.
거리를 걷고, 산책하며 수집된 풍경들은 화면안에 정물처럼 놓여지고, 여기저기 놓여있는 화분은 조화로운 매개체로 따뜻함을 전해주는 역할을 한다. 정물처럼 보이는 집은 어떤 공간에 놓아도 어울리는 친숙하면서도 낯선 사물처럼 보일 수 있지만,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의 산물과 같아서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담아 보살펴야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캔버스 공간에 자리잡은 집은 나에게 있어선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무엇보다도 다정한 정물인 셈이다. 나의 조각 풍경안에서 소박한 집들은 다정한 정물이되어 아름다운 공간을 만들어낸다.
-제미영 작가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