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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일 초대 개인전 He-story, The beauful day

갤러리 앨리스   I   경기
<작가노트>

이제 보따리 작업을 시작 한지도 어느덧 10년 차에 접어드니 보따리를 참 많이도 묶었다 풀었다 했지만 실제로 작품으로 완성 되는 보따리는 그중 얼마 되지 못한다.
어떤 건 보따리가 되지도 못하고 천 조각인 채로 버려지고 어떤 건 보따리가 되었으나 모양이 맘에 안 들고 또 그리다 망치고 등등 그렇게 수도 없이 사라져간다.

사람들은 또 저마다 얼마나 많은 이야기 보따리를 마음속에 싸맷다 풀고 사라지고 했을까?
어느 평론가가 작가들에게 왜 화가가 되었냐는 질문을 하면서 아마 뭔가 불편해서 작업을 하게 되었을 거라고 했다는데 그런 면에서 보면 나는 뭔가 사라지는 영혼들에 대한 연민에서 작업을 시작하지 않았나 싶다.

지금 우리는 물질적으로 가장 풍요한 시대를 살고 있지만 여러 면에서 가장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코로나 전쟁 자연재해 기후 위기 등등 어쩌면 모두가 힘을 합쳐도 지구와 인류의 생존을 지키기 어려울 수도 있는 이 상황에서도 각자의 이윤 추구에만 혈안이 되어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소중한 가치들이 점점 소외되고 사라져 가는 것은 아닐까?

나는 사람들이 바라는 것처럼 복이나 돈이 들어 있는 보따를 그리진 못하지만 누군가의 더 아름다웠던 그 날을 추억하는데, 쓰라린 상처를 치유하고 차가운 현실을 견디는데, 달콤한 미래를 상상하는데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처럼 ‘별거 아니지만 도움이 되는’ 보따리 이길 바란다.

내일 정월 대보름에는 천개의 달이 떠서 위기를 맞고 있는 지구별을 따뜻하게 비춰주고 지친 영혼들을 위로해주길 소망 해본다.

전시 정보

작가 박용일
장소 갤러리 앨리스
기간 2023-03-04 ~ 2023-03-29
시간 11:00 ~ 19:00
휴관일 없음
관람료 무료
주최 갤러리 앨리스
문의 02-2612-3072
(전시 정보 문의는 해당 연락처로 전화해주세요.)

위치 정보

갤러리 앨리스  I  02-2612-3072
경기도 광명시 가학로15번길 14-3(가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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