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경북대학교 미술관 기획전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는 당장 눈앞의 미래도 알 수 없는 인간의 삶을 성찰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다루고 있습니다. ‘예측 불가성’에 집중한 이번 전시는 대구 연극 50년사와 함께 그 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우연성으로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무너뜨려 몰입도를 높인다는 “해프닝(Happening)”은 연극과 미술의 접점입니다. 관객이 결말을 모르는 극 속에 녹아드는 것처럼, 관람객 스스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모를 미래를 궁금해하며 작품을 관람하게 하는 것을 이번 전시의 중요한 과제로 삼았습니다.

입구부터 제3전시실을 거쳐 제1전시실까지 이어지는 ‘한 번의 연극’은 마치 연극과도 같은 인생을 작품으로 몸소 느끼고 돌아보게 합니다. 이번 전시는 대학 미술관이라는 점에서 캠퍼스 전체를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한 ‘라이브 대학로’도 진행됩니다. 가장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내일을 살아가는 청년이 주제입니다. 틀에 박힌 화이트 큐브가 아니라 캠퍼스 내 어느 공간에서나 QR코드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미술관 안부터 캠퍼스 공간까지의 전시 영역은 작품과 관람객 모두를 에워싸는 시공간으로 확장됩니다. 개개인의 시공간 속에서 작품과 상호작용하며 파생되는 관람객의 깨달음과 변화로 비로소 전시는 완성됩니다. 더불어 교내 동아리인 연극반과 협업하여 청년을 주제로 한 야외 공연도 진행됩니다. 마지막으로 에필로그에 해당하는 ‘대구 연극&행위미술 아카이브’가 제2전시실에서 열린는데,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연극사와 대구 공연문화 형성과 발전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예측 불가성은 인간이기에 받을 수 있는 선물입니다. 두려움과 공포심에 선물을 풀지 못하는 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는 설렘과 용기를 줄 것입니다. 전시의 끝자락에 ‘나’라는 인생의 선물을 풀어 온전한 자신을 마주하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