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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과 분절: 정탁영과 동시대 한국화 채집하기

서울대학교미술관   I   서울
정탁영(1937-2012) 작가는 현대 한국화의 정착과 수립에 있어 의미 있는 족적을 남겼습니다. 현대 한국화 조형(론)에 있어 정탁영의 자리를 비켜 지나가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의 회화론, 그의 조형 미학이 주는 울림은 다시금 새로운 길의 모색에 나서야 하는, 이 시대의 긴박한 요구에 모자람이 없이 값합니다. 또한 교육자로서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오랜 기간 후학의 양성에 힘썼습니다.

정탁영의 작품 세계는 전통적인 조선 문인화에 그 근간이 있는 수묵산수에서 시작했습니다만, 이후 형상성의 버팀목에서 점차 자유로워지는 과정을 겪었습니다. 그 길은 이윽고 미(美) 의식과 조형론이 혼융하는 그만의 고유한 추상으로 안내되었습니다. 그 여정을 때론 벗으로서 때론 강령으로서 시종 함께했던 것이 먹과 한지였습니다. 도구나 재료로서 그러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수묵화’를 위한 일종의 장르 친화적인 조치인 것만도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물질과 비물질, 대상과 사색, 전통과 동시대의 연속과 분절을 변증적으로 조율해내는 미학적 제어장치였습니다. 정탁영의 조형적 실험은 대체로 이 문제에 수렴되는 것에 의해 확장되는 특성을 지녔습니다.

정탁영의 조형론은 그 각론들마다 고심의 흔적이 역력합니다. 그 고심들은 1980년대 이후 <잊혀진 것들>과 <영겁 속에서> 연작에서 보듯, 사색과 시적 여운이 깃든 수묵-추상으로 결실됩니다. 분명한 것은 그가 한국성의 회화적 구현이라는 시대의 짐을 그의 당대와 함께 나누어지는데 기꺼이 나섰다는 것입니다. 이 사실에서 《연속과 분절: 정탁영과 동시대 한국화 채집하기》의 구조가 디자인되었습니다. 이 전시는 정탁영 작가의 사망 10주기를 추모 (追慕)하는 의미에서 시작되었습니다만, 추모의 방점을 과거가 아니라 현재, 곧 하나의 필연으로서 현재화된 정탁영의 문제의식에 찍고자 했습니다.

정탁영은 그가 기꺼이 끌어안았던 문제의식으로 여전히 우리 곁에 머물러있는 것이고, 우리는 그것을 인식이나 호흡의 형태로 이어져 있을 것으로 간주 되는, 이 시대의 중견 및 신진 한국 화가들의 곁에 나란히 놓는 것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그렇기에 이 전시에 함께하는 11개의 세계가 채집된 근거는 특정한 형식적 스타일이나 경향으로 국한되지 않습니다. 정탁영의 현대한국화 조형론을 지지하는 지난한 고심, 시대성, 그리고 아직 충분히 출토되지 않은 유산들, 그것들이 두 세계를 잇는 가교가 될 것입니다.

정탁영 작가의 작품들 상당수는 그가 서울대학교에 기증한 것들입니다. 전시를 위해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와 정탁영 작가의 유족들과의 긴밀한 협력이 아니었다면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함께해주신 작가분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인간은 뒤돌아볼 때마다 어른이 된다.”

『소학(小學)』에 나오는 말입니다. 인간이 하는 것이기에 마땅히 예술에도 해당됩니다. 뒤돌아보지 않을 때 예술의 미래는 보잘것이 없어질 것입니다. 바로 지금이 현대 한국화가 한국미술의 뜨거운 전선으로 복귀하는 시간이 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연속과 분절: 정탁영과 동시대 한국화 채집하기》전의 궁극적 의미이기도 합니다.

심상용 서울대학교미술관장

전시 정보

작가 진민욱, 김인영, 민재영, 손동현, 유승호, 권세진, 최은혜 외 다수
장소 서울대학교미술관
기간 2022-07-28 ~ 2022-10-09
시간 10:00 ~ 18:00
※ 매주 월요일, 추석 당일 휴관
※ 일요일 운영
관람료 무료
주최 서울대학교미술관
주관 서울대학교미술관
출처 사이트 바로가기
문의 02-880-9504
(전시 정보 문의는 해당 연락처로 전화해주세요.)

위치 정보

서울대학교미술관
서울특별시 관악구 관악로 1(신림동) 151동 서울대학교미술관

전시 참여 작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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