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무궁 (造化無窮)전- 박종하 박성실 2인전
2022. 04. 15~ 04. 28, 내일갤러리

‘온 세상 만물을 낳고 자리하게 하고 존재케 하는 대자연의 이치는 끝이 없다’.
국내외 안팎으로 많은 전쟁과 질병, 환경문제, 정치 경제적 문제들의 홍수 속에서 4월을 맞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봄이 다시 우리를 찾아와 준다는 것에 감사한 하루이다. 매서운 겨울의 끝에는 죽음에서 생명으로의 부활이 있다는 것을 자연은 너무나 고요히 그러나 확실히 우리에게 또 다시 경험시켜 준다.
박종하 박성실 2인전이 내일 갤러리에 ‘조화무궁’이라는 주제로 열린다. ‘예술은 무엇인가? 예술의 기능은 무엇인가?’ 이 질문들엔 수많은 관점과 대답들이 있다. 이번 전시는 인간자신이 누구인가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이 두 작가가 어떻게 우리 인류의 한 사람들로 살아가려 하는가를, 작업을 통해 엿볼 수 있다.
박종하는 색과 선을 이용한 추상의 조형언어로 상대성이 공존하는 진리를 가시화 하고 있다. 삶이 있기에 죽음이 있고, 음이 있기에 양이 있는 이 ‘상대성’안에, 내재한 ‘절대성’을 표현하고 있다. 그의 작품 ‘Gen 00926 2021’은 매번 다른 시간과 공간이 존재함을 한 브러쉬 마크로 화면에 기록하고 있다. 각 브러쉬마크는 다른 칼라와 성격, 상징을 나타내고 있다. 여자가 있고 남자가 있고, 땅이 있고 하늘이 있다. 바다의 광활함이 숨어 있고, 수줍은 작은 미소도 공존하고 있다. 또한 작가가 머금은 호흡의 내쉼과 들이쉼이 고스란히 질료를 타고, 선과 색이 되어 그대로 흰 화면에 드러난다. 삶 그 자체이다!
박성실 작가의 세계는 마치 어린 날의 일기장에 가장 좋아하던 것, 감명받았던 일을 쓰고 그리는 것과 같다. 그녀의 지성과 감성에 자연이 전하는 메시지를 구상을 통해 그려내고 있다. 즉 ‘모든 존재 하나하나가 바로 본체’라는 신념을 담고, 일상이라고 명명한 ‘기적’의 순간을 표현하고 있다. 그녀의 작품 ‘올려다 본 아네모네’는 겨울이 지나 살짝 열어놓은 창문에, 햇빛을 받아 활짝 핀 붉은 꽃을 그린 작품이다. 꽃, 햇빛, 바람 그리고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이 두 작가는, 우리는 ‘깨달아 가는 존재’인 것과, ‘지금, 여기’ 의 일상이 이미 기적임을 관조하며, 천지만물의 ‘궁극적 본체’을 표현하고자 한다. 다른 시각에서 접근하는 두 사람의 독창적인 세계를 4월 봄과 함께 서울 광화문에 내일 갤러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