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한 빛 설정에서 그림자로 가려진 형체가 모호한 인물, 강조된 색은 그 인물과 함께 있던 기억과 상상력을 쉽게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
나는 다양한 그림자의 색을 정하고, 그 외의 색은 그리는 과정에서 퍼즐처럼 짜 맞춰어 작업을 한다. 수많은 복잡한 순간들이 인생을 만들어가듯, 그림을 아름답게 만드는 이유도 복잡하게 엵혀 있다. 내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그림의 기준은 '이미지를 즐기고 만드는 인간의 심리와 본성, 사고와 충동의 프로세스에 대해 얼마나 집중하느냐'이다. 내 삶의 풍경을 기억하고 정제함과 동시에 어떠한 색으로 어떻게 바를 것인가 구상하는 것은 내 작업에서는 큰 비중을 차지한다. 현실과 기억의 중간지점, 익숙함과 당황스러움의 언저리에서 오가는 정도가 나에게는 매우 인간적이며 매력적인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