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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양희 초대전

갤러리 치유   I   서울
인그레이빙 군상


-정희라, 미술사


스쳐 지나가는 이미지. 겹쳐지고 지워진 실루엣의 사람들. 그들을 바라보는 자가 ‘나’가 될 수 도, 그들 안에 속한 자가 ‘나’일 수 도 있다. 장양희 작가의 관심사는 ‘나’를 포함한 ‘사람’일 거라 추측된다. 그러나 그들이 어떤 이들인지 알 수 없다. 누구나 이미지를 생산하고 조작하며 변조할 수 있는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장양희 작가의 이런 실루엣 혹은 흔적으로 표현되는 ‘사람’들을 어떤 의미로 이해하고 작업의 의미에 다가갈 수 있을까. 사실 장양희 작가는 극사실화를 그릴 수 있는 탄탄한 회화적 테크닉을 가진, 사람들을 정확하게 그려 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작가이다. 이러한 작가가 의도적으로 화려한 테크닉을 감추고 익명의 군중을 만들어 내었다. 익명의 군중. 흐릿하여 익명성이 보장되는 군상을 표현하는 장양희 작업의 진정한 의미는 그 표현 매체를 이해하는 데서 시작된다.

작가 작업의 주요 매체는 <Laser engraving>이다. 레이저 조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작업 방식은 레이저 광선을 조각에서의 도구라고 비유하자면, 금속의 여백을 레이저 광선으로 채우는 방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작업 방식은 다소 생소하다. 결과물인 작업에서는 이 매체가 두드러지지 않지만, 필자가 이 작업 방식을 주요하게 살펴 본 데 에는 작가의 작업을 관통하는 익명성과 인체를 표현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초점에 주요하게 작용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작가의 작업 과정은 원본의 이미지를 그림자화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 드로잉한 이미지를 다시 디지털화하면서 의도적으로 노이즈를 만들거나 복사를 반복하기도 한다. 이것은 드로잉-스캔-레이저 머신-출력-잉킹 과정을 거치며 이미지는 점점 더 흐릿해지고 구체적 형상을 알아볼 수 없게 되었다. 일련의 과정들은 이미지 위에 다른 이미지를 또 다시 새김으로써 지우는 효과를 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구체적 인물을 은폐하고자 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새김과 지움이라는 극명히 다른 방향의 작업이 함께 이루어지는 작가의 작업은 사람에 대한 존재론적 사유와 실재론적 사유로 이어진다. 최근 개봉한 영화 <기생충>의 포스터에는 한 가족의 얼굴 중 눈 부분에 검은 선이 그어져 있다. 이로 인해 캐릭터는 사라지고 한 무리의 사람만이 남는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살펴보자면, 이전에 작가는 어린이들의 얼굴을 주제로 전시를 한 적이 있다. 이 전시를 본 해당 아이들 중 한 명은 흐릿하게 또는 알 수 없게 남겨진 얼굴의 흔적을 보고 자신의 얼굴이 아니라고 뛰쳐나갔다고 한다. 이 에피소드는 장양희 작가의 작업이 눈으로 보이는 것 이외의 것들을 통찰하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재하는 얼굴을 보고 작업한 작가는 그 실재를 거부한다. 허공을 떠다니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내는 작가는 존재하는 것, 실재하는 것을 거꾸로 생각하게 한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진짜 얼굴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희미하고 흐릿하게 또는 강렬하게 진짜의 모습을 가리는 작가의 작업을 통해 가상의 공간을 떠돌고 있는 우리의 모습, 혹은 숨겨진 우리 내면의 모습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전시 정보

작가 장양희
장소 갤러리 치유
기간 2019-11-08 ~ 2019-11-29
시간 09:00 ~ 18:00
관람료 무료
주최 갤러리 치유

위치 정보

갤러리 치유
서울특별시 종로구 대학로 101 (연건동)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2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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