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Where the shadow is'때 학부시절 과제였던 아쿼틴트 판화 한점을 포함해 전시를 했었다. 이번 전시에도 20살때 찍었던 흑백사진 한장이 최근 그림들과 함께 있다. 배 안에서 창밖을 보는 사람의 모습이다. 짐 정리 중 찾은 사진 한 장이 신작들과 많이 닮아 보였다. 이 공통점, 앞으로도 내 작업에서 바뀌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20년 동안 많은 재료로 다양한 작업여행을 하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온 기분이다. 더 나아지려고 짜내었던 기억, 슬럼프에 힘들어 술에 취해 흘린 눈물도 어렴풋하다. 큰 꿈, 거대한 희망, 욕망은 나에게 소중하며 현재 작업들의 모습을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그리는 것 자체를 너무 당연히 생각했었는지 작업을 즐기지 못했던 것 같다. 언젠가 다시 큰 목표를 가지고 지난 행동을 번복할 것이지만, 예전 보다는 더 즐기며 그리고 싶다. 여기저기 보이는 작은 빛들을 즐겁게 보고, 흥얼거리며 물감 바르는 것을 즐기며, 망쳐도 기분 좋게 버릴 것이다. 전에 안보였던 콜라보마켓 벽에 뚫려있는 작은 창문이 지금은 참 멋져 보인다. - ‘소소한 희망’2018 남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