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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 두 도시 이야기

갤러리 팔레 드 서울   I   서울
본인은 ‘도도새’라는 지금은 멸종되고 없는 새를 매개로 작업을 해 나간다. 아프리카의 작은 섬 모리셔스에 살던 그들은 원래 날 수 있는 새들이었지만, 안락한 환경 탓에 더 이상 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스스로 날기를 포기하였다. 그런 와중에 이 섬을 찾은 스페인 사람들에게 모조리 멸종되는 비극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나는 이 비극이 현대인들에게 어떤 경고를 보낸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현대인들도 자기만의 고유한 가치를 잃어버리고, 타성에 젖어가며 스스로 자유라는 날개의 깃털을 하나씩 뽑아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결국 주체적인 자유의 종말을 맞이하게 되지 않을까? 본인은 이러한 고민들을 안고 지난 2015년 여름, 일현미술관의 지원을 받아 아프리카 모리셔스 섬으로 직접 떠나 한 달 간 리서치와 작업을 진행하였다. 모리셔스에서의 리서치 이후 귀국하여 계속해서 도도새에 대한 작업을 풀어나가던 중 2017년 1월부터 3월까지 미국 뉴욕에서, 5월 한 달 간 일본 도쿄에서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가할 기회를 얻게 되었는데, 작업을 시작한 이래로 내게 항상 화두가 되어 왔던 것은 호모 비아토르(Homo viator)로부터 기인한 것들이었다. '떠도는 인간'이라는 뜻으로, 인간은 한 곳에 안주하지 않고 길 위에서 방황할 때 성장하여 돌아온다는 것이다. 도도새를 매개로 한 작업에 대한 서사 또한 그러한 과정 속에서 탄생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두 도시로의 여정은 그런 의미에서 모리셔스에서의 여정 이후 또 다른 방식의 방황이었다고 할 수 있다.
방황에는 방황이라는 무거운 단어가 가진 만큼의 거대한 불안과 도전이 수반되지만, 분명히 그만큼의 어떤 가치가 있다고 나는 믿는다. 미국으로 떠나던 2017년 겨울은 여러모로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고국은 물론 미국도 여러 가지 도전을(사회, 인권, 민주주의 등-)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들은 미국에 머무는 동안 본인의 작품 활동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뉴욕 인근에 위치한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구상하면서, 현지에서 느끼게 된 모든 감정들과 흥미로운 생각들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캔버스 위에서 그것들을 풀어내어 장소성과 시대성을 가진 작업을 시도하고자 했다. 기존에 ‘도도새’와 ‘정글’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몰 개성화 되어가는 현대인들과 획일화된 사회의 모습을 나타내 왔다면, 미국 레지던시 프로그램에서의 작업은 현지에서 직접 수집한 풍경들과 신문, 잡지 등의 이미지들을 이용해 작업을 시도하는 등 2017년 현재의 시간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시대정신에 대한 고민을 던지는 계기가 되었다.
뉴욕에 이어 또다시 떠나게 된 일본의 도쿄라는 낯선 도시를 걸으며 가장 눈에 띄었던 것들은 일본어로 쓰여 있는 간판들과 표지판들이었다. 외국인인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수많은 활자들은 오히려 내게 신선함을 느끼게 해 주었다. 그 외에도 일본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건물들의 형태, 서브컬쳐, 인쇄물 등의 모든 것들이 작업을 하는데 있어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원천이 되었다. 그런 일상적인 것들이 흥미롭게 느껴졌던 이유는, 그것들이 도쿄라는 도시가 가지고 있는 다채로운 모습들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도시라는 장소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삶을 영위해 나가는 곳이다. 도시에 존재하는 수많은 이정표와 간판들처럼, 도시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서로 다른 가치와 욕망이 충돌하는 장소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이러한 도시의 풍경에 정글의 이미지를 결합하였는데, 어떤 위협이 도사리고 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빽빽한 미궁과도 같은 정글이 가진 속성이 현대 사회의 도시와 맞닿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거대한 정글과도 같은 도시 속에서 벌어지는 욕망의 레이스 속에서 과연 사람들은 자신이 욕망하는 것이 진정으로 욕망했던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 작품 속 이미지 여기저기에 보이는 도도새들은 이 정글과도 같은 현대 사회에서 헤매는 개개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와 동시에 낯선 풍경 속에서 관찰자로서 존재하는 본인을 대변하는 것이기도 하다.

전시 정보

작가 김선우
장소 갤러리 팔레 드 서울
기간 2017-11-28 ~ 2017-12-03
시간 10:00 ~ 19:00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관람료 무료
주최 팔레 드 서울
출처 사이트 바로가기
문의 02-730-7707
(전시 정보 문의는 해당 연락처로 전화해주세요.)

위치 정보

갤러리 팔레 드 서울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0길 30 (통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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