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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경 초대 개인전 <우아하지 않은 세계>

피아룩스 갤러리   I   서울
시간이 흘러 온다.
김윤경의 작품에는 전미래(前未來)시점의 빛이 스며있다.

한 걸음 다가서면 짜임마저 들여다 보이는 캔버스, 그 위에 덧입혀진 중립적인 칼라의 유화물감. 물리적으로 광원이 될 수 없는 그림 앞에서 우리는 착각에 빠진다. 마치 캔버스 속이나 뒤 어딘가 빛이 현존하여 관찰자와 광원 사이에 위치한 사물과 관계들을 몽롱하게 만드는 듯하다. 그러나 가만히 작품을 보고 있자면 그 빛은 의도적으로 흐릿하게 재현된 인물과 숲, 창문을 밝히는 허상 즉, 작가가 정교하게 비치해 놓은 시간의 그림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검은 나무들의 윤곽 사이로 대담하게 소실점을 지나는 길이나 반복되는 프레임의 가운데를 도발적으로 채우고 있는 얼굴 없는 인물들은 빛과 어둠, 생명과 죽음, 긍정과 회의라는 상징적 대비라기 보다 생명과 존재의 한없는 반복을 말하는 듯하다. 검게 보이는 푸른 빛에서, 희게 보이는 살구 빛에서 그 반복은 절망적으로 우울해지다가도 단번에 감상자를 미소 짓게 만든다. 우리의 삶도 그러하듯이 말이다.
전미래(futuranterieur)는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 완료되어 있을 행위를 칭하는 시점이다. 김윤경은 작업 과정에서 바다 속 부유물이 어부의 그물에 걸려들듯 빛이 의미의 망에 걸려든다고 말한다. 절망과 두려움, 의심의 순간들을 기억하며 층층이 쌓아 올린 어둠의 숲, 존재의 성장 가능성과 성찰의 희망으로 부서질 듯 그려낸 빛의 궤적 모두 작가가 둘러친 의미의 망이다. 하지만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그 반대다. 작품에는 빛의 망에 걸려든 의미, 삶의 그물에 부유물처럼 붙은 개개인의 갖은 의미와 해석이 보여진다. 과거의 재현을 위해 오늘의 누군가가 죽어야 하는 보르헤스의 어느 소설처럼 빛이 만들어 내는 환상과 실체는 미래에 완성되어 있는 전미래적 환영에 불과할지도 모를 일이다. 김윤경의 작품은 모호하고 부정할 수 없는 빛과 시간이라는 관념을 나름의 조형적 해석으로 풍부하게 드러내고 있다.

물리학자 브라이언 그린은 초끈이론(Superstring Theory)으로 거대우주와 미시세계의 연대규명이 가능해졌고 향후 밝혀질 완벽하고 심오한 이 세상의 디자인을 '우아한 우주' 라고 불렀다. 그러나 물리학적인 성과와 무관하게 오감의 경계 밖에 존재하는 광활한 우주는 그 우아한 질서가 규명되더라도 우리에게는 여전히 어렴풋한 것이다. 김윤경은 명료함보다는 흐릿한 빛, 그 속을 불안하게 떠도는 존재 그대로를 바라본다. < Eternal Sunshine> 연작에서는 일상적 소재인 계단, 창문, 작업실, 선반에 무심히 쌓인 유리컵, 치마 밑으로 땅을 딛은 자신의 신발을 보여준다. 그 일상성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각 종 도취를 깨주기를 바라는 듯이 말이다.
드물게 찾아오는 발견과 기나긴 자아도취의 순간이 지나면 오랫동안 우리를 지배할 모호하고 참혹하기도 한 일상. 김윤경이 그려낸 삶의 본질은 우아하지도 명징하지도 않은 있는 그대로인 우리의 순간들이다. 멀지 않아 알게 될, 이미 와 있는 미래의 어느 순간이다.
–글, 피아룩스-

전시 정보

작가 김윤경
장소 피아룩스 갤러리
기간 2016-04-01 ~ 2016-04-20
시간 14:00 ~ 19:00
휴관 - 매주 월요일
관람료 무료
주최 피아룩스 갤러리
문의 02-732-9905
(전시 정보 문의는 해당 연락처로 전화해주세요.)

위치 정보

피아룩스 갤러리  I  02-732-9905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홍연길 24 (연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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