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오셨나요?>는 우리의 근원에 관한 물음이자 성찰의 한 기록이다. 클로이(Chloe J Lee)는 모국을 잊은 채 베를린에서 살아가는 동양인들, 이방인으로서의 삶이 기록된 그들 얼굴의 조형을 아날로그 카메라에 담는다. 서울에 자리 잡은 외래종 귀화식물 포트레이트를 통해 낯선 땅에 뿌리 내린 식물의 기억을 묻는다. 서울에 살면서도 서울에 뿌리 내리지 못한 이방인들의 어떤 웅얼거림을 촬영한다.
작가는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스스로에게 되묻고 반추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답이자 삶이라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모두 어딘가를 향해 가고 있는 운동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전시장에는 매일 새롭게 채워가야 하는 텅 빈 물음이, 살아냄으로써 채워지는 정답 없는 답변이, 타자의 형상으로 기록되고 있다. “당신은 어디서 오셨나요?”

글 비평가 : 이정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