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변화하는 생활 속에서 무심히 그 자리에 놓여있는 평범한 오브제가 사진 작업 속에서 특별하고 가치 있는 것이 된다. 일상에서 무의식적으로 쌓이고 나열된 책들이 임수식의 프레임을 거쳐 《책가도》 연작으로 재탄생하였다. 책장을 채운 책들과 소유자의 관심에 따라 장식한 오브제들은 다양한 이야기와 시각적 요소가 담겨있다. 임수식은 그런 책장의 부분부분을 한지에 프린트하고 각각의 조각을 꿰매어 하나의 책장으로 재현한다. 언제든 해체되거나 사라질 수 있는 책장은 임수식만의 기준과 방식으로 새롭게 배열되어 유일무이한 《책가도》로 재창조되고 작가는 비로소 자신이 수집한 다양한 책과 정물의 주인이 된다.

《책가도 冊架圖: 정물과 초상》 전시는 사적인 책장 속 오브제를 관찰하는 즐거움뿐 아니라 각기 다른 책장들 사이에서 사물이나 공간이 어떻게 관계 맺는지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보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