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 꾸는 꿈

도심은 외롭다. 갈증을 일으키는 회색빛 풍경들. 도심은 맹랑하다. 도심은 누구의 손길도 기억하지 않는다. 도심에는 누구의 발자국도 남지 않는다. 그래서 누구와 사랑에 빠지는 법도 없다.

스위치를 켠다. 내린다. 하루의 일과를 스위치 하나에 시작하는 수 많은 워커홀릭들, 모두 로봇 같다. 그렇게 살아가는 도시는 우리에게, 그저 회색의 건물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메아리조차 돌아오지 않는 도심엔 날카로운 경적소리와 차갑게 얼어버린 심장과 무심한 듯 스쳐가는 눈빛만 가득하다.

도심 속에 피어난 자연은 가볍고 유쾌하다. 자연은 어디에 두워도 담쟁이처럼 붙는다. 도심의 무관심에 붙고, 사람들의 차가움 마음에 붙는다. 자연의 다양함은 도심의 몰이해를 힐링한다.

도심은 아버지와 같다. 어루만지는 대신 지켜 볼 뿐이다. 자연은 모성이다. 태아의 안락함으로 둥글게 우리가 누울 수 있는 곳을 마련해준다. 도심과 자연은, 이간과 자연은 서로 동거동락하는 존재다.

나의 메세지는 유쾌하고 친근한 시각언어를 통해 사람들에게 전달 될 것이다. 자연이 내리는 비는 도심 모두가 젖게 된다. 나는 자연이 내리는 이 빗물이 당신도 서서히 젖게 되리라 믿는다.

작가 안윤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