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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인 작가의 작업은 '자아'라는 심리적, 철학적 주제의 탐구로부터 시작된다. 자아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은 단순히 나를 규정하는 개념이 아니라, 오히려 나 자신의 무지함을 깨닫고 내면을 깊이 파고들어 사유하는 출발점이 된다.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느끼고 왜 그러한 감정이 드는지를 작가는 작업을 통해 묻고 또 답한다. 화면 속 색채는 감정을 시각적으로 번역하는 도구로서 기능하며, 격렬하거나 충돌하지 않고 균형을 이루려는 태도가 엿보인다. 이는 작가가 내면의 감정을 단순히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감각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에 더 가깝다. 김지인 작가의 회화는 자아를 ‘완성된 실체’가 아닌 ‘진행 중인 탐색’으로 설정하며, 그 열린 태도는 관람자에게도 자기를 돌아보는 시간과 새로운 시각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결국 자아란 고정된 형상이 아니라 삶의 흐름 속에서 유동적으로 재구성되는 풍경임을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한다.
김지인 작가는 삶의 단편적 경험들을 채집하듯 수집하고, 그것을 이미지로 재조합하여 자신만의 감정 세계를 구성해 나갑니다. 화면 속 인물은 고요한 자연과 마주하고, 거울처럼 비친 물속 자아와 눈을 맞추고 있는데요, 이들은 단지 누워있거나 정적인 상태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작가의 내면처럼, 끊임없이 '나'를 응시하고, 나아가 관람자로 하여금 자기 존재를 되묻게 합니다. 작가의 작품은 우리가 외면해 온 진실한 '나'와 마주하게 합니다. 우리 안에는 하나의 확고한 자아가 있는 것이 아니라, 질문하고 흔들리며 다시 되묻는 자아가 있습니다. 철학자 키에르케고르가 말한 것처럼, 실존은 확실한 답이 아닌 끊임없는 선택과 책임의 자리에 서는 일입니다. 김지인 작가의 그림 앞에서, 삶의 정답을 묻기보다 자신에게 가장 정직한 선택은 무엇인가를 질문하며 깊은 사유를 경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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