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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희 작가는 가시적 현상과 비가시적 의미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발견되는 서사를 시각적 언어로 풀어낸다. 일상과 사회, 자연과 인간의 상호 관계를 주시하며, 개인이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타자와 관계 맺고, 어떤 방식으로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작품 속 모티브는 다층적인 상징을 품는다. 잘려도 다시 자라는 대파는 소외된 존재의 회복력과 생명력을, 건담은 권력과 일상의 경계에서 기술의 윤리성과 인간성을 동시에 환기한다. 캐릭터 '우루'는 부정적 감정의 수용과 공감의 전환을 유도하는 정서적 매개체로, '눈물을 비처럼 흘리는 존재'로서 개인의 취약함을 인정하고 이를 집단적 연대로 확장한다. '보키'는 가시 복어의 방어 기제에서 착안한 형상으로, 자기 보존의 '철학적 무기'를 갖춘 주체적 캐릭터이다. 작가는 오일, 아크릴, 색연필, 시바툴레진, 석고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며 매체별 정서 차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작가는 감정과 권력, 공감과 협력 등 인간 경험의 다양한 층위를 다루는 예술적 실천을 통해, 현대인의 삶과 정체성에 관한 미학적 탐구를 지속해 나간다.
오수희 작가는 눈에 보이는 현상과 보이지 않는 의미의 틈을 오래 들여다봅니다. 작가가 다루는 대상은 흔하게 볼 수 있는 재료들입니다. 대파, 건담, 눈물, 복어. 그러나 그것들은 작가의 손을 거쳐, 권력과 취약성, 관계와 연대에 관한 은유가 됩니다. 잘려도 다시 자라나는 대파는, 끝이 아닌 반복입니다. 기술을 상징하는 건담은, 거대한 권력과 작은 일상의 간극을 말합니다. 그리고 작은 복어인 보키의 방어 기제는, 누군가의 자기 보존을 위한 무기가 됩니다. 작가는 하나의 질문을 여러 방식으로 꺼냅니다. 같은 이야기를 다른 재료로 표현하고, 재료가 달라지면 이야기도 다시 달라집니다. 그 차이는 감정의 결을 섬세하게 바꾸며, 관람자의 시선을 더 넓게 끌어들입니다. 오수희 작가의 작업은 다른 서사와 다른 경험들이 만날 수 있는 열린 구조로 완성된 해답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는 경쟁과 연대의 시작으로 작동하기도 하며 그 사이에서 계속해서 움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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