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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페르소나, 자아, 그리고 무의식 간의 괴리를 통해 인간의 삶에 대해 성찰한다. 페르소나의 양면성과 자아와 무의식 간의 균형을 이루는 과정은 ‘잘 살아가는 것’에 관한 작가의 방법론이다. 나무 등 자연의 질감을 소재로 삼아, 시간성과 감각을 부여하여 ‘감각’ 혹은 ‘감정’의 흔적을 은유한다. 이러한 이미지들은 글레이징과 오토마티즘 기법을 사용해 화면을 얇게 덮고, 닦아내며, 긁어내고 덜어내는 반복적 행위를 통해 만들어지는데, 이 과정은 모순과 불편함을 인지하고 수용해 가는 자기수련적 경험과 닮아 있다. 반복되는 행위 속에서 불필요한 언어는 휘발되고, 각 데이터는 저마다의 속도로 증식하며, ‘페르소나’의 내외적 실체는 눈을 감았을 때 암흑 속에 잠시 비치는 잔상처럼 균형을 맞춘다. ‘페르소나’는 인간이 살아가면서 환경에 따라 내적 인격과 타협하며 형성되는 심리적 도구로, 때로는 외적 인격과 내적 인격 간의 괴리를 야기하기도 한다. 작가는 이러한 괴리와 그로 인한 두려움, 불안을 인지하는 과정을 통해 극복하고자 한다. 우리 사회에서 타인의 인격을 정의 내리는 현상처럼 타인이 부여한 외적 이미지와 실제 자아 간의 마찰 역시 존재하는데, 작가는 이 모든 모순과 불편함을 인지하는 것이 잘 살아가는 것, 나아가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서술한다. 이렇듯 작가는 개인의 내적 경험과 외부 세계 사이에서 발생하는 모순과 갈등을 섬세하게 포착하여 시와 추상적 이미지를 통해 복합적인 심리적, 감각적 작업 세계를 펼쳐 보인다.
메를로 퐁티는 인간이 세계를 인식하는 과정은 단순한 감각의 수용이 아니라, 몸을 통해 감정과 기억 그리고 주관적 경험이 개입된 총체적이고 불완전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합니다. 련수 작가 역시 이러한 감정의 복합적인 구조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감정과 관계의 구조를 단순화하거나 이분법적으로 해석하려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감정 속에 담겨 있는 복잡한 구조를 조명하고, 감의 서술과 기록을 통해 인간과 세계 더 나아가 타인에 대한 이해 가능성을 열고자 합니다. 작품 속에 담긴 감정에 대한 작가의 섬세한 시선과 유기적 표현을 감상해 보세요. 작가는 작품을 통해 보는 이의 자기 내면 감정과 기억, 관계의 풍경을 돌아보게 하고 시각적 사유의 깊이를 확장하는 계기를 제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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