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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빈 작가의 작업은 개인적인 시각적 경험에서 출발한다. 마치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듯 시야를 흐리는 증상을 '비문증'이라고 하는데, 이에 영감을 받은 작가는 직접 본 풍경을 해체하고 재구성함으로써 익숙한 듯 낯선 풍경을 창조한다. 명확한 형상보다는 감각과 감정, 그리고 그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며, 관람자로 하여금 '보는 것'과 '느끼는 것' 사이의 경험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파스텔톤의 유연하고 부드러운 형태들은 어떤 환영처럼 다가오며, 보는 이의 시선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머무르도록 한다. 아주 작은 단위에서부터 만들어지는 이러한 이미지들은 시각적으로 보이는 것 이상의 감각과 작가의 고유한 감정들을 담아내어 관람자에게 대상을 바라보는 것과 감각으로 느끼는 것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사유할 수 있도록 이끈다.
권수빈 작가의 작업은 '시각'이라는 감각을 다시 생각하게끔 만듭니다. 작가는 평범한 일상의 풍경 속에 아른거리는 환영 같은 이미지들을 덧입히며, 보는 것 너머의 감정과 생각을 이끌어냅니다. 이는 단순한 시각적 재현이 아닌, 경험한 것에 대해 자신만의 시각 언어로 풀어낸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점과 선, 그리고 흐릿하게 겹쳐지는 형태들은 정형화된 틀을 거부하고 자유롭게 유영하며, 관람자에게도 자신의 감각과 기억을 투영하게 만듭니다. 익숙함과 낯섦이 공존하는 이 모호한 경계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으면서도 각자 경험에 따른 방식과 시야로 읽히게 되어, 그만큼의 해석과 사유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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