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하얀 모래와 색의 층위를 통해 시간과 기억, 그리고 보이지 않는 감정의 흐름을 탐구하는 바구상을 작업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스며들다'라는 주제로 연작을 이어오며, 우리가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수많은 순간들이 어떻게 마음속에 스며들고, 시간이
지나 하나의 기억으로 축적되는지를 회화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제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재료는 하얀 모래입니다. 모래는 끊임없이 흩어지고 움직이는 물질이지만, 캔버스 위에서는 물감과 만나 시간의 흔적을 품은 하나의 층이 됩니다. 저는 그 위에 수없이 덧칠하고,
지우고, 다시 쌓아 올리는 과정을 반복하며 삶의 깊이와 감정의 결을 화면 속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또한 작업실에서는 언제나 클래식 음악과 함께합니다. 음악의 리듬과 호흡, 긴장과 여운은 붓질과 색의 흐름으로 이어지고, 그래서
'스며들다' 연작의 작품마다 작업 과정에서 함께했던 클래식 음악을 부제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음악과 회화는 서로 다른 장르가 아니라 하나의 감각 안에서 만나는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 점의 작품을 완성하는 것보다 하나의 미학을 평생 탐구하는 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매년 하나의 주제를 정해 약 100점의 작품을 제작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각각의 작품은 독립된 결과물이면서 동시에 하나의 긴 이야기 속 장면입니다. 그렇게 이어진
시간과 축적이 오늘의 나를 만들고, 앞으로도 저만의 예술 언어를
더욱 깊이 만들어 갈 것이라 믿습니다.
제 작품 앞에 선 관람객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자신의 시간과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면, 그것이 제가 그림을 그리는 가장 큰 이유이자 기쁨입니다.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매년 테마별 100작품으로 진행하려 노력하면서 언제나처럼 매일 출근하듯 작업실에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모래와 물감이 겹겹이 쌓여 하나의 화면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보면서 저는 그림이 단순히 이미지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시간을 쌓는 일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제 작품은 완성된 결과보다 축적되는 과정 자체를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아니라 시간을 쌓는 사람이라는 마음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그 생각이 지금까지 저를 작가로 살아가게 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하면서 미친득 멈춤없이 그림 그리는 남자로 이지 않나 싶습니다.입니다.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나의 작품은 눈에 보이는 대상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축적되는 시간과 감정의 흔적을 담아내는 작업입니다. 사람은 하루
하루를 살아가며 수많은 경험을 하고, 그 경험들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우리의 내면에 스며듭니다. 저는 그 보이지 않는 축적의 과정을 색과 질감, 그리고 반복적인 덧칠을 통해 표현하고 있습니다.
작품에 사용하는 모래 역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모래는
끊임없이 형태를 바꾸고,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며, 바람과 습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저는 그 불완전함 속에서 삶의 본질을 봅니다.
그래서 제 작업은 완벽한 결과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고
스며드는 과정을 기록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결국 제가 작품을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는 서로에게 스며들며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시간도, 기억도, 사람도 모두 흔적을 남기고, 그 흔적이 지금의 우리를 만들어 갑니다. 저는 그 보이지 않는 흔적을 화면 위에 남기고 싶었습니다.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하얀 모래는 단순한 재료가 아닙니다. 그것은 시간을 붙잡는 물질이며, 감정이 머무는 공간이죠.
우리는 흔히 모래를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존재로 기억합니다. 바람에 쉽게 흩어지고, 물결에 흔적 없이 사라지는 가장 불안정한 물질 중 하나죠. 나는 오히려 그 불안정함에 끌렸습니다.
캔버스 위에 놓인 하얀 모래는 더 이상 흘러가지 않는다. 물감과 만나 하나의 층이 되고, 다시 덧칠되고, 또 다른 시간이 쌓이며 새로운 지층을 만든다. 흘러가야 할 것이 머무르고, 사라져야 할 것이 흔적으로 남는다. 그 과정은 곧 내가 살아온 시간과 닮아 있다고 봅니다.
내가 사용하는 것은 일반 모래가 아니라 하얀 모래로서 색을 주장하지 않는 이 재료는 어떤 색도 받아들이며 작품 속으로 스며듭니다. 그래서 하얀 모래는 배경이 아니라, 모든 색을 품는 가능성의 공간이 된다고 봅니다 . 원색의 강렬한 에너지와 만나면서도 스스로를 드러내기보다 그 깊이를 만들어내는 존재라고 하죠.
나는 완성된 화면보다 계속 변화하는 화면에 더 관심이 있다. 모래는 표면을 평평하게 만들지 않는다. 거친 입자는 붓질을 방해하고, 물감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스며든다. 그 우연과 저항은 나에게 새로운 흔적을 남기게 하고, 반복되는 덧칠은 결국 시간의 기록이 된다는 것입니다.
'스며들다'는 내 작업의 제목인 동시에 작업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색이 스며들고, 음악이 스며들고, 기억이 스며들고, 삶이 스며든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가장 묵묵히 받아들이는 존재가 바로 하얀 모래라고 할 수있습니다.
그래서 나의 작품에서 하얀 모래는 재료가 아니라 언어이며. 말보다 먼저 시간을 기록하고, 감정보다 먼저 기억을 붙잡는 또 하나의 회화적 언어인 것이라고 할 수있습니다.
Q. 가장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으신가요?
모든 작품들이 다 그렇듯 마음에 들고 안들고의 차이가 아니라
특별히 한 작품만을 꼽기는 어렵습니다. 제 작품들은 각각 독립된
결과물이기보다 하나의 긴 흐름 안에서 이어지는 기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중에서도 작연부터 작업해 온 '스며들다'
연작은 제가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작업입니다.
이 연작은 오랜 시간 반복적으로 덧칠하고, 모래와 물감을 쌓아가며 완성됩니다. 화면 위에 남겨진 층들은 단순한 색의 흔적이 아니라
제가 지나온 시간과 감정, 그리고 삶의 경험이 축적된 결과입니다.
그래서 작품을 완성하는 순간보다 그 과정을 더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작품을 볼 때마다 '그때의 나'를 다시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이 연작은 단순한 회화가 아니라 제 삶의 시간을 담아낸 기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자연을 벗 삼아 드이브하는것도 좋았던 시절도 있었고 했지만 요즘은 나만의 공간인 작업실에서 캔버스를 마주하면 가장 먼저 음악을
틉니다. 특히 슈베르트, 바흐, 드뷔시처럼 시간의 흐름과 감정의 결을 섬세하게 담아내는 클래식 음악은 제 호흡을 천천히 바꾸고, 화면을 바라보는 감각을 열어 줍니다.
저는 음악을 들으며 특정 장면을 그리지는 않습니다. 대신 음악이 지닌 리듬과 호흡, 긴장과 이완, 반복과 변주를 화면 위의 붓질과 덧칠, 그리고 모래의 질감으로 옮기려 합니다. 그래서 작품 속에는 선율이 직접 보이지는 않지만, 음악이 지나간 흔적은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며들다' 연작이 추구하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과 시간의
축적입니다. 음악 역시 형태는 없지만 사람의 마음속에 오래 머물며 감정을 변화시키는 예술입니다. 저는 그 닮은 점에 오래전부터
끌렸습니다.
그래서 작품마다 클래식 곡을 부제로 붙이는 것은 단순히 감상용
추천이 아닙니다. 그 작품이 탄생하는 동안 작업실을 채웠던 시간의 공기와 감정의 리듬을 함께 기록하는 일입니다. 관람객이 같은 음악을 들으며 작품을 바라본다면, 제가 작업실에서 경험했던 시간의
결을 조금이나마 함께 느낄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결국 저에게 회화와 음악은 서로 다른 장르가 아닙니다. 음악은 귀로 듣는 회화이고, 회화는 눈으로 바라보는 음악입니다. 저는 그 두 예술이 서로의 경계를 넘어 조용히 스며드는 순간을 화면 위에 담아내고 싶습니다.
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저는 앞으로도 '스며들다'라는 주제를 계속 탐구할 것입니다. 다만 같은 작업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어떻게 예술 안에서 축적되고 변화하는지를 더 깊이 연구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는 하얀 모래와 색의 층위를 통해 보이지 않는 시간과 감정을 화면 위에 담아내는 데 집중해 왔습니다. 앞으로는 여기에 음악, 공간, 빛, 그리고 관람자의 경험까지 연결되는 확장된 회화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회화가 단순히 벽에 걸린 이미지가 아니라, 하나의 시간과 감각을 경험하는 공간이 될 수 있는지 탐구해 보고 싶습니다.
저는 늘 '완성'보다 '과정'에 더 큰 의미를 두어 왔습니다. 작품은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보는 사람의 기억과 감정 속에서 다시 스며들며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간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작품이 관람객과 함께 완성되는 예술을 계속 연구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는 유명한 작가보다 오래 기억되는 작가이고 싶습니다.
'후후'라는 이름보다 먼저 하얀 모래가 떠오르고, 하얀 모래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후후의 작품이 기억되는 작가가 되었으면 합니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자신만의 재료와 언어, 그리고 철학을 가진 작가로 남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언젠가 제 작품 앞에 선 누군가가 잠시라도 자신의 시간을 돌아보고, 잊고 있던 기억과 감정을 마주하게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저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기 전에 사람의 마음속에 조용히 스며드는 시간을 만드는 예술가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예술은 세상을 크게 바꾸는 힘보다 한 사람의 마음을 오래 움직이는 힘이 더 크다고 믿습니다. 앞으로도 하얀 모래 위에 시간을 쌓고, 색을 쌓고, 삶을 쌓으며 저만의 '스며들다'를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저는 제 이름보다 작품이 먼저 기억되는 작가이고 싶습니다. '후후'라는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그 작품을 보고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졌던 기억', '시간이 쌓이는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남는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예술은 정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삶을 비춰보게 하는 거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작품도 누군가에게 그런 조용한 질문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Q. 작품 활동 외에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특별한 취미를 따로 갖기보다는 작업과 연결되는 시간을 즐기는 편입니다. 그중에서도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합니다. 작업실에서 음악을 들으며 작업을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감정의 흐름이 만들어지고, 그 리듬이 붓질과 화면의 분위기에도 영향을 줍니다.
또 전시를 보거나 다른 분야의 예술을 접하는 시간도 즐깁니다. 회화뿐 아니라 음악과 공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험하는 모든 과정이 제 작업의 영감이 되기 때문입니다. 저에게는 취미와 작업의 경계가 그렇게 뚜렷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Q. 작품 활동 외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작품 활동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목표는 예술이 더 많은 사람들의 일상에 가까워지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예술은 일부 사람들만 향유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편안하게 만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개인 작품 활동과 함께 다양한 전시와 아트페어를 기획하고, 신진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일에도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받은 경험을 다음 세대와 나누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예술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또 하나의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