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 학사
‘인간퍼즐’이라는 형식을 통해 개인의 신체와 내면이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분해되고 재구성되는 과정을 시각화합니다. 인간을 완결된 존재가 아닌, 감정과 기억, 관계의 조각으로 이루어진 퍼즐로 바라봅니다.
내면, 외부, 그림자, 피노키오로 이어지는 작업들은 모두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서로 다른 시선들입니다. 특히 피노키오는 완성된 존재가 아니라 인간이 되어가는 존재로서, 끊임없이 성장하고 흔들리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상징합니다.
저는 작품을 통해 정답을 말하기보다 질문을 나누고 싶습니다.
인간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그리고 변화하는 삶 속에서도 끝까지 남아 있는 것은 무엇인가.
저는 오늘도 그 질문을 품고 인간퍼즐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작업은 제 힘든 감정을 풀어내는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살아가면서 느꼈던 외로움, 상실감, 그리움,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들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몰랐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림은 그런 감정들을 밖으로 꺼내어 마주하게 해주는 통로였습니다.
처음에는 매우 개인적인 이야기였지만 작업을 이어가면서 저만의 감정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많은 사람이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감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작업은 개인적인 치유의 과정에서 시작해 인간에 대한 질문으로 확장되었습니다. 관계와 기억, 사랑과 욕망, 그림자와 그리움처럼 인간을 이루는 다양한 감정과 모습을 탐구하게 되었고, 지금의 작업 세계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작업은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일이 아니라, 삶을 이해하고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제 작업은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고민입니다.
저는 인간을 하나의 완성된 존재가 아니라 관계, 기억, 사랑, 욕망, 상처, 그림자, 그리움과 같은 수많은 조각들로 이루어진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계속 질문하며 살아갑니다.
초기 작업에서는 관계와 그리움, 그리고 인간의 내면을 탐구했습니다. 이후에는 인간이 세상과 관계 맺으며 만들어내는 에너지와 생명력을 이야기했고, 그림자 시리즈에서는 내가 알고 있는 나와 알지 못하는 나, 드러난 모습과 숨겨진 자아를 바라보았습니다.
최근의 피노키오 시리즈는 이러한 질문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피노키오는 인간이 되고 싶어 하는 존재이지만, 역설적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가장 닮은 존재이기도 합니다. 진실과 거짓, 순수함과 욕망, 성장과 결핍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며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 갑니다.
저는 피노키오를 통해 인간이란 완성된 존재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과정 그 자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결국 제 작업은 "인간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라는 하나의 질문으로 연결됩니다. 그리고 변화하는 삶 속에서도 끝까지 남아 있는 한 조각이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여정이기도 합니다. 그것이 사랑인지, 기억인지, 관계인지, 혹은 자기 자신인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저는 그 질문을 품고 계속해서 인간퍼즐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작업의 주제에 따라 표현 방식은 달라지지만, 공통적으로 상징적인 이미지와 여백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먹과 한지, 금분을 사용한 내면 작업에서는 감정의 깊이와 사유의 공간을 담고자 했고, 이후에는 강렬한 색채를 통해 인간이 세상과 관계 맺으며 만들어내는 에너지를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최근 피노키오 시리즈 역시 인간의 욕망과 성장,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상징적인 이미지로 풀어낸 작업입니다. 저에게 표현 방식은 목적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질문을 전달하기 위한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Q. 가장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으신가요?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개선문〉과 〈남겨지는 것〉입니다.
이 두 작품은 두 번째 개인전 《그리움은 바위다》에서 발표한 작품입니다. 사실 원래는 하나의 바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하나의 바위에서 떨어져 나간 부분이 〈개선문〉이 되었고, 남겨진 부분이 〈남겨지는 것〉이 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인간 안에 존재하는 그리움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바닷가의 바위는 마치 묵묵히 무언가를 기다리는 존재처럼 보였고, 그 모습에서 인간의 근원적인 그리움과 갈망을 발견했습니다.
〈개선문〉은 떨어져 나간 조각이 새로운 길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입니다. 저에게는 인간이 변화하고 성장하며 또 다른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여정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반면 〈남겨지는 것〉은 떠나간 자리와 남겨진 흔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작품 속 여백은 단순히 비어 있는 공간이 아니라 떨어져 나간 자리를 기억하는 공간이며, 그리움이 머무는 자리입니다. 저는 그 여백을 통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형태로 계속 존재하는 관계와 기억, 사랑의 흔적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인간을 관계, 기억, 욕망, 그림자, 그리움 등 수많은 조각들로 이루어진 존재로 바라보며 작업해 왔습니다. 하나였던 바위가 둘로 나뉘어 서로 다른 의미를 갖게 되었듯이 인간 또한 수많은 만남과 이별, 변화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만들어 갑니다.
그래서 〈개선문〉과 〈남겨지는 것〉은 단순한 개별 작품이 아니라, 지금까지 이어져 온 제 작업 세계의 출발점과도 같은 특별한 작품입니다.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저는 특별한 곳에서 영감을 찾기보다, 인간의 마음속에 남아 있는 감정의 흔적들에서 가장 많은 영감을 얻습니다.
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지금까지 인간의 관계, 그리움, 욕망, 그림자와 같은 다양한 모습을 탐구해 왔다면, 앞으로는 변화 속에서도 끝까지 남아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작업하고 싶습니다.
인간은 끊임없이 변하지만 어떤 기억은 오래 남고, 어떤 관계는 삶의 방향을 바꾸기도 합니다. 저는 그 흔적과 여백, 그리고 사라진 것 같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것들에 관심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인간이라는 거대한 퍼즐을 탐구하며 그 안에 숨겨진 한 조각을 찾아가는 작업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저는 인간을 사랑한 작가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제 작업은 결국 인간에 대한 호기심과 애정에서 출발했습니다. 관계와 그리움, 사랑과 상처, 욕망과 그림자까지 인간을 이루는 수많은 조각들을 바라보며 작업해 왔습니다.
작품을 통해 누군가 자신의 마음을 발견하고 작은 위로나 공감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래서 저는 특별한 작가보다 인간을 깊이 바라보고 사랑했던 작가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Q. 작품 활동 외에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마음이 혼란할 때는 가끔 가벼운 야외드로잉을 갑니다.
대부분 하루 온 종일 음악과 함께 하며 새로운 음악을 접하고 교류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Q. 작품 활동 외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크게는 스스로를 더 사랑하는 것입니다. 요즘은 그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더욱 강하게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