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학교
미술학전공
석사
강원대학교
미술학과 서양화전공
학사
관계가 개인의 정서와 인식 구조에 작용하는 방식을 자연과 비정형적인 형상에 빗대어 작업하는 방서영입니다. 저는 어린 시절 관계의 긴장 속에서 느꼈던 불안정한 감정들을 ‘내면아이’라는 심리학적 개념을 통해 성찰하며, 그 기원을 찾아가는 과정을 화면에 담고 있습니다. 저에게 불안은 회피하거나 제거해야 할 감정이 아니라, 오히려 존재를 돌아보게 하고 삶을 지속하게 만드는 근원적인 에너지입니다. 비눗방울, 물방울, 빛, 가느다란 실과 같이 고정되지 않은 소재들은 이러한 위태로운 내면 상태를 시각화하는 저만의 조형 언어입니다. 터질 듯 혹은 끊어질 듯 이어지는 불안정한 형상들은 역설적으로 스스로 빛을 반사하며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이는 결핍과 회복이 반복되는 우리 정서의 흐름과 닮아 있습니다.
저의 작업은 실제 풍경을 재현하기보다 기억의 흔적과 감정의 잔류가 교차하는 ‘내면의 풍경’을 그려내는 일에 가깝습니다. 어린 시절 위안을 주었던 공원에서의 감각들은 빛의 온도와 색의 잔향으로 각인되어, 기억의 왜곡과 재조합의 과정을 거쳐 회화로 전환됩니다. 흐릿하거나 굴절된 장면들은 기억의 불완전함을 드러내는 동시에, 내면아이의 목소리가 시각적으로 응결되는 순간을 보여줍니다. 저는 불확실한 삶 속에서도 우리가 계속해서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찾고 싶습니다. 저마다의 결핍을 안고 살아가는 분들에게, 그 불안함마저도 삶을 지탱하는 역동적인 과정임을 회화적 언어를 통해 따뜻하게 공유하고 싶습니다.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제 작업을 통해 ‘내면아이’를 마주하고 스스로를 온전히 수용하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누구에게나 인격의 가장 연약하고 상처받기 쉬운 부분인 내면아이가 존재합니다. 저 역시 성인이 된 후에도 문득문득 찾아오는 불안의 실체를 따라가다 제 안의 내면아이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그 아이를 외면하지 않고 깊이 들여다보며 이해해 주는 과정은 저에게 큰 회복의 통로가 되었습니다. 결핍이라 여겼던 상처들이 실은 저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였음을 깨달았고, 그 과정을 통해 스스로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러자 회피하고 싶던 불안은 저를 살아있게 만드는 역동적인 에너지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제 화면 속에서 위태롭게 빛나는 형상들은 바로 그 회복의 순간들을 상징합니다. 저는 저의 작업을 보시는 분들도 각자의 내면아이가 보내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셨으면 합니다. 그 아이를 따뜻하게 품어주는 과정에서 얻게 되는 치유와, 불확실한 삶을 다시금 사랑하며 나아가게 하는 생의 의지를 회화적 언어로 함께 공유하고 싶습니다.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화면 속에서 선명한 형체와 흐리고 뽀얀 잔상이 공존하는 방식을 추구합니다. 우리의 기억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모든 것이 명확하게 남기보다, 어떤 부분은 강조되고 어떤 부분은 안개처럼 흐릿해지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대비를 통해 기억의 불완전성과 그 속에 침전된 감정의 깊이를 드러내고자 합니다.
또한, 형상이 무엇인지 정확히 판단되지 않더라도 화면 전체에서 느껴지는 영롱한 빛의 감각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형태가 모호함에도 불구하고 반짝이는 그 느낌이, 마치 우리 삶의 고비마다 종종 나타나 우리를 다시 살게 만드는 '빛'의 존재와 닮아 있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표현법은 위태로움 속에서도 스스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생의 역설적인 아름다움을 시각화하기 위한 선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