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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ZI

MINZI

서울대학교 미학과 학사
Københavns Universitet (University of Copenhagen) Media, Cognition and Communicati 학사

6점의 작품
6점의 작품

작가의 말

작가님을 한 문장으로 소개해주신다면요?

-> 저는 역설의 화법을 통해 삶에의 긍정을 이야기 하고자 하는 작가입니다.



사람들은 작가님의 작업을 어떻게 느끼길 바라시나요?

-> 저는 예술이란 결국 타인의 시선을 얻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각자의 시선은 너무 주관적이기 때문에 사실 일정하게 정해진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예술이든 패션이든 ‘美’적으로 누군가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어야 비로소 자기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美, 즉 아름다움이란 색채와 구도, 그리고 철학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그래서 저는 먼저 색채로 관객의 시선을 끌고, 그 안에 제 철학을 구도 안에 담으려고 해요. 관객 입장에서는 처음엔 아름다워서 눈이 갔던 작품이지만, 보고 나면 스스로 여러 생각을 하게 되길 바라요. 작품을 통해 관객들이 각자 철학가가 되길 바라고, 결국 그 끝은 삶에 대한 긍정이길 바라요.



작가님이 예술을 통해 궁극적으로 전달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 제가 예술을 통해 말하고 싶은 건, 무조건적으로 삶을 낭만화하거나 긍정하자는 게 아니에요. 오히려 그 치열함과 불완전함, 반복되는 넘어짐 속에서도 계속 나아가려는 ‘의지’ 자체가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니체가 말한 위버멘쉬, 즉 자기 한계를 넘어서는 존재처럼요. 저는 그 의지와 과정의 아름다움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싶어요.

사람들은 정말 치열하게 살아가잖아요. 물론 그 안에는 잠시 쉬어가는 순간도 있고, 슬럼프도 있고, 스스로의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느끼는 때도 있죠. 그런데 저는 그런 모든 과정을 포함한 ‘삶 그 자체’가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니체는 “대지에 충실하라”고 말했어요. 하늘의 이상만 바라보는 대신, 지금 우리가 딛고 있는 이 삶과 현실 속에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뜻이죠. 저는 그 철학에 깊이 공감해요. 인간은 끊임없이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면서, 정반합의 과정을 거쳐 스스로를 초월해 가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그런 본인의 삶을 사랑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본인의 작품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키워드 3가지를 꼽아주세요.

-> 삶, 죽음, 찰나입니다. 우리가 흔히 대비된다고 여기는 개념들은 사실 연속선상에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삶과 죽음, 파편과 균형은 반대가 아니라 서로를 조건 짓는 관계이며, 죽음이 있기에 삶은 더욱 찬란해지죠. 저는 이러한 Memento Mori를 통해 니체가 말한 ‘삶에의 의지’를 구현하는 위버멘쉬적 태도를 화면에 투영해요. 이는 부정적이거나 허무주의적인 시각이 아니라, 존재 전체를 긍정하려는 적극적 실천이자, 고통과 파괴 속에서도 삶의 찬란함을 오롯이 유영하는 태도라 할 수 있어요.



반복적으로 끌리는 소재나 오브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 해골, 꽃, 굴이에요. 미학을 전공해 오면서 미술사적으로 Memento Mori의 오브제들에 대해 깊은 감명을 받았고, 삶을 찬란함을 깨닫게 해주는 의미에서 해골을 예쁘게 그림에 녹이는 것을 좋아해요.

그리고 꽃은 마치 인생을 보여주는 것 같아 제 그림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오브제에요. 꽃이 피기 전, 활짝 폈을 때, 시들 때의 모습이 마치 인생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요.

마지막으로 굴은 각자의 삶에 대한 존중과 고귀함을 표현해요. 굴이 진주를 만드는 확률은 일반 조개가 진주를 만드는 확률보다 현저히 낮다고 해요. 우리 각자의 삶의 여정은 굴의 진주처럼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에게 ‘예술’은 어떤 의미인가요?

-> 저에게 예술은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가장 함축적이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채널이에요. 물론 제가 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관객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죠. 그런데 저는 바로 그 점 때문에 예술이 좋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굳이 명확히 설명하지 않으려 하는 거고요.

저는 제 작품이 관객 각자의 시선과 경험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로 확장되길 바라요. 제 작품을 보면서 사람들이 개개인의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순간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다양한 해석이 생겨나는 순간, 제 예술이 진짜로 살아 있다고 느껴요. 그게 제게는 가장 감사한 일이고,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제 작품을 보여주고 싶은 이유이기도 해요.



작가님에게 창작은 직선형인가요 순환형인가요?

-> 저에게 창작은 순환형이에요. 삶이라는 건 언제나 직선적으로 흘러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변주되며, 그 안에서 조금씩 진화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늘 ‘정반합’의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파괴와 생성, 부정과 긍정이 순환하면서 결국 새로운 형태로 이어지는 것. 제 창작도 그런 흐름 위에 있어요. 하나의 작업이 끝나면 그 안에서 다시 다음 작업의 씨앗이 생기고, 그 씨앗이 자라 또 다른 세계를 만들어내죠. 그래서 제 작품에는 늘 삶과 죽음, 시작과 끝, 빛과 그림자 같은 이중적이고 연속적인 개념들이 공존해요.

니체가 말한 ‘삶에의 의지’처럼, 저는 이 순환 속에서 계속해서 스스로를 갱신하고자 해요. 결국 창작은 저에게 단선적인 결과물이 아니라, 다시 삶으로 돌아가는 하나의 순환이자 ‘삶의 긍정’을 반복해서 증명하는 과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