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versity of St Andrews 수료
안녕하세요, 붓 대신 '색'으로 마음을 치료하는 색면추상 예술가,
제니강 입니다.
'색면 추상'을 통해 정서적 회복과 감각의 여백을 표현합니다.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20대 삶의 어느 시기, 저는 감정의 파도가 너무 커서 그 안에 휩쓸려 가라앉을 뻔한 적이 있습니다.
세상의 속도를 따라가기엔 제 마음이 너무 예민했고, 균형을 잃은 내면은 제가 누구인지조차 흐리게 만들었죠. 그 시절, 치료와 회복을 위한 여러 방법을 모색하던 중 우연히 붓을 들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그저 숨 돌리기 위한 행위였지만, 어느 순간 그리기는 '나를 마주하는 유일한 창'이 되어 있었습니다.
언어로 표현할 수 없던 감정이 '색'으로는 표현될 수 있었고, 저는 색을 통해 조금씩 제 감정의 조각들을 되짚고 꿰멜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살기 위해 그렸던' 시간이 차곡차곡 쌓이며, 저는 작가라는 길을 자연스럽게 걷게 되었습니다.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제 작업을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은 단 하나, "당신의 감정은 괜찮다"는 조용한 위로 입니다.
현대 사회는 너무 바쁘고,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미뤄두거나 눌러두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억눌린 감정은 결국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하죠.
저는 제 색을 통해 , 보는 이의 마음에 작은 '여백'을 만들고 싶습니다. 잠시 멈춰도 좋고, 아무 말 없이 바라만 보아도 좋은 공간처럼, 제 그림이 누군가의 마음에 조용히 기대어 쉴 수 있는 창이 되기를 바랍니다.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주로 '색면 추상'을 작업의 언어로 선택합니다.
색은 설명하지 않지만, 느끼게 합니다.
형태가 없기에 더 자유롭고, 구조가 없기에 감정은 더 솔직하게 드러납니다. 색을 겹겹이 쌓고, 번지게 하고, 스미게 하며 제가 느낀 감정의 흔적을 천천히 남깁니다.
Q. 가장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으신가요?
사실 제게는 모든 작품이 다 애착이 가고 소중합니다.
각 그림이 저의 감정의 한 시점, 한 조각이고, 그것을 꺼내어 색으로 표현해낸 기록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완성된 그림 하나하나는 저에게 작은 생명처럼 느껴집니다. 흘려보낼 수 있는 게 아니라, 함께 겪어낸 기억 같은 것이죠.
특정한 작품 하나를 꼽기보다, 저는 제 작업들이 감상자의 감정 안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살아 움직이기를 바랍니다. 그림을 보는 이의 시선과 마음에 따라, 어떤 작품은 가장 따뜻한 기억이 되고, 어떤 작품은 잊고 있던 감정을 떠올리게 하기도 하니까요.
그렇게 누군가의 마음에 스며들 수 있다면, 그 순간마다 그 작품이 제게 가장 애틋한 존재가 됩니다.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영감은 주로 자연과 일상의 감정에서 얻습니다.
특히 식물과 계절의 흐름은 제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 줍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한낮의 그림자, 창가에서 자라는 새순 같은 작은 장면들에서 저는 정서의 결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색으로 번역해내는 것이 제 작업의 본질입니다.
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앞으로의 작업은 '감각의 통합'으로 확장될 예정입니다.
시각뿐 아니라, 향기나 질감, 공간과 결합한 감성적 설치 작업을 언젠가는 시도해 보고 싶습니다. 회화라는 평면에서 시작된 감정의 언어를, 더 풍부한 감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하고 싶습니다.
결국 제 작업의 중심에는 언제나 '정서의 회복'이라는 키워드가 있을 것입니다.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대중들에게는 '소리 없는 위로를 건네는 작가', 혹은 '색으로 말하는 예술가'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그림을 통해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거창한 포부보다는, 단 한 사람의 마음이라도 가볍게 해줄 수 있다면, 그걸로 저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Q. 작품 활동 외에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작품 외적으로는 허브티를 블랜딩하거나, 식물을 키우는 시간이 제게는 소중한 루틴입니다.
식물은 저에게 늘 '지켜보는 마음'의 감각을 일깨워 줍니다. 나를 너무 밀어붙이지 않고, 기다려 주고, 적당한 햇빛과 물로 다가가듯, 사람의 감정도 그렇게 조심스레 다뤄야 한다고 느끼거든요.
Q. 작품 활동 외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개인적인 목표는 단순합니다.
예술이 일상인 삶, 그리고 일상이 예술이 되는 삶을 사는 것. 화려한 커리어보다 중요한 건, 오늘도 진심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마음의 상태를 지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작가로서 오래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예술로 오래 숨 쉴 수 있는 삶'을 꿈꿉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