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대학교
조형예술학부 서양화과
학사
국민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전공
석사
나의 작업은 안식처의 풍경을 이야기한다. ‘염원의 쉼터’ 시리즈는 회상과 희망, 정화의 감정을 담았다. 나는 염원(念願)을 잠재된 에너지로 바라보며, 치유의 순간을 끌어당기는 원초적 힘이라 생각한다. 이 힘을 회화의 언어로 탐구하며, 다시 일어서는 마음의 여정을 그린다.
나는 염원의 힘에 따른 ‘Karmadise(카르마다이스)’ 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Karma(행위와 결과의 법칙)와 Paradise(이상적이거나 행복한 상태)를 결합한 카르마다이스는, 좋은 카르마와 긍정성을 통해 조화롭고 이상적인 상태에 이르는 과정을 의미한다. "Karmadise"는 염원의 휴식처이자, 긍정적인 카르마를 쌓아가며 극복해 나가는 삶의 여정을 담고 있다. 다른 이의 고통을 덜어주고자 하는 자비(慈悲), 기쁨을 함께 나누고 집착을 내려놓는 희사(喜捨), 그리고 차별 없이 평등하게 바라보는 평정(平等)의 마음을 통해, 우리는 긍정적인 카르마를 쌓으며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나 해탈로 나아간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내면을 되돌아보고, 마음의 치유와 회복의 에너지를 되찾으며 염원의 의미를 더해 간다.
마음 속 바램은 염원의 안식처에서 잠시 머물며 기원하고, 물결 속을 유영하다 정화된 후 다시 빛을 향해 나아간다. 회복의 시간을 회화의 세계에 담고, 이곳을 지나 다시 삶의 바깥으로 나왔을 때, 새로운 숨을 얻게 된다. 나는 불확실하고 흔들리는 감정, 도달하고자 하는 소망들 사이에서 조용히 숨을 고를 수 있는 보호의 공간을 표현한다. 반복되는 형상과 흐르는 선의 리듬을 통해, 내면의 혼돈 속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희망의 진동을 시각적으로 나타냈다. 이를 ‘주술적 안식처’라 부르며, 단순한 표현을 넘어 내면을 해방 시키고 생명력을 되살리는 신성한 힘을 지닌다고 믿는다. 예술의 무의식적 힘은 바램들과 함께 초자연적인 시각적 풍경으로 승화된다. 되살아나는 움직임과 치유의 실들은 내일을 살아가게 하는 염원의 상징을 나타낸다.
작품 속 소재들은 치유의 비유적 상징들이 등장하며,누에의 보호막처럼 엉켜진 실은 어린 시절 돌아가신 아버지와의 기억에서 온 상처를 꿰매는 실로서, 치유의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중첩된 붓질과 겹쳐진 실들은 쌓여진 기억의 보관이자 수행의 과정을 나타낸다.
나는 정신분석가 디디에 앙지외(Didier Anzieu)의 ‘심리적 싸개(Psychic Envelope)’ 개념을 인용하여, 피부처럼 감싸는 자아 내면의 보호막을 의도했다. 치유의 실타래로 탄생한 나의 기억의 소재는 주술적 상징들과 결합되며, 과거로부터 전해지는 믿음의 형태가 지닌 힘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캔버스는 거름망과 같은 역할로 부정적인 기운을 걸러내는 정제된 회화작품으로 탄생한다. 염원의 의미 속에서, 캔버스는 마치 성물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작업 과정에서는 주로 유화와 형광 안료를 활용하여 조명 아래에서 작품이 발광하도록 연출했다. 이를 통해 어둠 속에서도 빛을 내는 시각적 파라다이스를 표현하고자 했으며, 주로 ‘염원의 쉼터’, ‘보호수’, ‘루시드 드림’ 과 같은 안락한 이상세계를 보여준다.
나에게 예술은 격리된 어두운 세상에서 한 줄기 빛 같은 존재이며, 삶 자체이다. 공기 정화되는 환영의 공간이자 무의식의 풍경인 쉼터 작업들은 불안한 심리를 잠식 시켜줄 보호의 공간이다. 신비로운 심연을 떠도는 치유의 물결 속에서 모두가 숨통을 트이는 순간을 맞이하길 바란다.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유년시절 상실의 경험과 현재의 삶의 무력함에서 오는 감정을 풍경이라는 그림을 통해 온전하게 치유되어 살 수 있었다. 삶이나 다름없기에 작가가 되겠다는 큰 결심으로 시작하게 되기 보단 자연스럽게 숨 쉬는 것처럼 삶에 밀착되어 작업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나의 작품은 해방과 자유, 안식처을 찾는 주제로 표현되어있다. 예술이 주는 주술적인 기능이 염원을 깃든 작품으로 탄생 되었다. 부정적인 감정을 걸러내고 염원의 쉼터를 통해 캔버스 안으로 스며들어, 상상하며, 치유하는 순간을 바라는 의미로서 표출되어있다. 작품은 누에와 같은 존재로서 언젠가는 변태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실제로 작업 속 보호막인 엉켜진 실들은 유년기에 상처를 꿰매는 실이라는 치유의 긍정적인 경험으로 불안의 방어기제이자 해소의 상징물이다. 내면의 치유 판타지를 예술로 환언하여 승화하고 극복하는 방법을 고민하였다.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누에가 변태하기 이전에 고치 짓듯이, 나에게 중첩된 실들의 표현은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순간 해방되어 날아가는 나비의 과정에 비유 된다. 이처럼 먼저 그려놓은 대상을 선으로 덮는 행위가 주는 상처를 봉합하는 중첩성에서 오는 몰입은 작가의 시그니처 이자 보호와 변화, 변태를 바라는 붓질의 연구적인 요소이다. 기존의 유화작품과 작가만의 유화 안료연구를 통해 본 전시는 낮과 밤의 작품으로서 특징을 보여준다. 낮에는 유화의 회화 붓질의 본연의 맛과 시간성을 그대로 볼 수있고, 낮에는 블랙 라이트 조명을 활용하여 발광하는 작품으로 시각적 판타지화를 느낄 수 있다.
Q. 가장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으신가요?
모든 작품은 작가에게 애착이 가는 것이지만 특히 2013년 <상처덩어리>와 2018년경에 제작되었던 <루시드 드림> 작품에 가장 애착이 간다. 두 작품은 대상물에서 풍경으로 전환이 되는 삶의 변화를 담은 연결 고리이다. 유년기의 상처와 관계성을 담은 고뇌의 덩어리를 대상물을 집중하여 표출하였던 작품에서, 캔버스 밖의 관람 대상들이 루시드 드림이라는 캔버스 안의 인공 풍경들 속으로 들어와 집중되게 하는 것으로서 타인과 자신의 관계성 에서의 연대감의 변화를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과거의 기억들, 현재의 살아가는 주변의 지역 풍경, 버려지고 가치를 잃은 사물, 자연풍경, 그때의 감정의 색, 기억들을 통해 적은 단어 등 을 통해 영감을 받고 드로잉을 시작한다.
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대학 시절엔 불안의 덩어리를 표현하고, 대학원시절에 불안을달아나는 것과 마주하고 발산하는 심연의 풍경을 나타내었으며, 현재는 내면의 안락함이 주는 자유로움에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삶과 시기에 때라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것처럼 앞으로의 작업방향은 해방의 빛, 유토피아라는 키워드로서 식물을 기르고 조성하는 실제의 정원과 같이 회화작품으로 생성하고 예술로서 치유의 정원을 표현 함으로서 쉼터를 제공하는 작품을 진행하려 한다.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나는 지친 내면의 생채기를 달래주고, 감싸주는 버팀목 같은 보호막과 희로애락의 감정들 그리고 예술이라는 세계를 통해 상상의 풍경이 주는 작품을 나타내려한다. 이 작품들을 통해 일상을 살아가는 대있어 안락함과 해방감을 이끌어내어 보는 이로 하여금 회복탄력성과 내적 견고함을 이끌어내길 바라는 작가로 보이고싶다.
Q. 작품 활동 외에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애니와 영화보는것 라디오듣기 외에 리스트의 초절기교연습곡 같은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으로 주로 작업과 연계된 취미 활동이라 볼 수 있다.
Q. 작품 활동 외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나이가 들어도 언제나 붓을 놓지 않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