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한정 / 13주년 특가 ] 3개월 체험 총 4.9만원

박대근/ DK

Park Dae Keun

홍익대학교 문화예술경영대학원 문화예술경영 재학
강원대학교 서양화 석사
강원대학교 서양화 학사

19점의 작품
19점의 작품
개인전
2025 제18회 박대근 개인전 (홍천미술관)
2021 13th 박대근 개인전 "낯선시선 새로운풍경" (DK갤러리)
단체전
2022 홍천시각예술협회 창립전 (홍천미술관)
2020 아트페스타 in 제주 (제주도)
강원키즈트리엔날레 (강원도 홍천)
작품소장
2025 아르케의 정원 100F (홍천미술관)
2022 자연의 변이-2009 (홍천미술관)
2010 자연의 변이 ( 박수근미술관)
수상/선정
2007 신사임당미술대전"우수상" (강릉문화예술회관)
2004 대한민국 미술대전 비구상부문(특선)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03 제31회 강원미술대전 "우수상" (춘천문화예술회관, 춘천)
제39회 경기미술대전 "최우수상" (경기문화예술회관, 수원)
레지던시
2009 박수근미술관 레지던시 (박수근미술관(양구))
강의경력
2017 강원대학교 문화예술대학 (강원도, 춘천)

작가의 말

자연의 확장에서 명상적 수행으로
— 박대근 회화의 30년: 반복과 치유의 미학

박대근의 회화는 지난 30년간 일관되게 ‘자연’을 출발점으로 삼아 왔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자연은 결코 재현의 대상이나 외부 세계의 풍경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언제나 사유와 행위가 투사되는 장(field)이며, 회화가 발생하는 근원적 조건이다. 자연은 화면 밖에 존재하는 대상이기보다, 화면 안에서 끊임없이 확장되고 변이되며, 반복과 수행의 과정을 통해 점차 내면화된 감각의 구조로 전환된다.
이번 전시는 박대근이 지난 수십 년간 지속해 온 회화적 탐구를 하나의 연대기적 흐름으로 조망한다. 자연의 확장에서 출발해 자연의 변이, 반복적 행위의 회화, 수행회화, 그리고 치유와 명상 회화에 이르기까지 이어지는 그의 작업은 양식적 변화라기보다, 회화를 대하는 태도와 삶의 리듬이 점진적으로 심화되어 온 과정이라 할 수 있다.

1. 자연의 확장: 감각적 풍경에서 회화적 장으로
초기 박대근의 회화에서 자연은 외부 세계의 풍경으로 출발하지만, 그것은 곧 재현의 틀을 벗어난다. 산과 숲, 바람과 물의 이미지들은 특정한 장소성을 지시하기보다, 색채와 리듬, 공기의 밀도로 환원되며 화면을 채운다. 자연은 더 이상 ‘보는 대상’이 아니라, 회화적 공간을 열어주는 감각의 장으로 기능한다.
이 시기 그의 작업에서 중요한 것은 자연을 어떻게 그리는가가 아니라, 자연이 회화로 전환되는 순간의 감각이다. 화면은 풍경을 담는 창이 아니라, 자연의 기운과 작가의 신체가 교차하는 장이 된다. 이때 작가는 자연을 ‘묘사하는 자’가 아니라, 자연을 통과하며 화면을 형성하는 매개자로 자리한다.

2. 자연의 변이: 시간, 기억, 흔적의 축적
이후 작업에서 자연은 고정된 이미지가 아닌, 끊임없이 변이하는 상태로 인식된다. 붓질은 반복되고 겹쳐지며, 화면에는 시간의 층위와 행위의 흔적이 축적된다. 색면은 덧입혀지고 지워지며, 자연은 점차 외부의 대상이 아니라 내면화된 기억과 감각의 잔향으로 전환된다.
이 단계에서 박대근의 회화는 자연을 ‘묘사’하기보다, 자연이 변화하는 방식 자체를 회화적으로 번역하려는 시도로 확장된다. 화면 위에 남겨진 흔적들은 자연의 형상이기 이전에, 시간이 지나간 자리이며, 작가가 자연과 함께 호흡해 온 기록이다. 회화는 하나의 이미지가 아니라, 시간이 축적된 상태로 존재한다.

3. 반복적 행위의 회화: 이미지에서 과정으로
중기 작업에 이르러 박대근의 회화는 반복적 행위가 전면에 등장한다. 동일하거나 유사한 붓질, 긋기, 덧입히기의 반복은 화면에 고유한 리듬을 형성하며, 회화의 중심을 결과로서의 이미지에서 **과정(process)**으로 이동시킨다.
이때 반복은 기계적 재현이 아니다. 그것은 매 순간 미세한 차이를 동반하는 차이의 반복이며, 동일함 속에서 끊임없이 어긋나는 변주이다. 이러한 반복을 통해 화면은 하나의 완결된 형상이 아니라, 시간 속에서 생성되는 사건이 된다. 회화는 더 이상 ‘완성된 것’이 아니라, 생성되고 축적되는 과정 그 자체로 존재한다.

4. 수행회화: 행위의 윤리와 신체의 집중
반복은 점차 수행의 차원으로 확장된다. 박대근의 회화 행위는 단순한 제작을 넘어, 집중과 절제, 지속을 요구하는 수행적 태도를 띤다. 작업은 특정한 결과를 목표로 하기보다, 반복되는 행위 속에서 신체와 정신이 하나의 리듬에 도달하는 과정이 된다.
이 시기 화면은 완성된 이미지라기보다, 작가의 신체와 호흡, 시간의 축적이 고스란히 남겨진 수행의 기록으로 읽힌다. 이는 동양적 수행 개념과 서구 모더니즘 이후의 행위 회화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형성된, 박대근 회화만의 독자적 지형이다. 그의 회화는 행위의 흔적을 통해, 그리는 행위 자체의 윤리를 드러낸다.

5. 치유와 명상 회화: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의 공간
최근 작업에서 박대근의 회화는 보다 절제된 색조와 밀도 있는 반복을 통해, 관람자에게 머무를 수 있는 시간과 호흡의 공간을 제공한다. 화면은 무엇을 말하기보다, 조용히 열려 있으며, 관람자는 그것을 해석하기보다 그 안에 머문다.
반복적 흔적들은 시선을 붙잡기보다 서서히 가라앉게 하고, 회화는 하나의 대상이 아니라 명상적 상태로 진입하는 매개로 기능한다. 이 단계에서 그의 회화는 작가 개인의 수행을 넘어, 관람자의 감각과 정서까지 확장되는 관계적 장으로 완성된다. 회화는 치유의 언어를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지만, 조용한 반복과 축적을 통해 스스로 치유의 가능성을 품는다.

맺으며: 느린 시간의 회복
박대근의 30년 회화사는 자연을 주제로 한 양식적 변화의 기록이 아니다. 그것은 회화를 통해 삶의 태도를 갱신해 온 사유의 연대기이며, 느린 시간 속에서 축적된 행위의 기록이다. 자연은 확장되고 변이되며, 반복은 수행이 되고, 수행은 치유와 명상으로 귀결된다.
이 연속성 속에서 그의 회화는 속도와 효율이 지배하는 동시대 미술의 환경 속에서, 느린 시간과 집중의 윤리를 조용히 회복시킨다. 박대근의 회화는 여전히 회화가 유효한 사유의 장이며, 삶을 다루는 하나의 방식일 수 있음을, 말없이 그러나 깊이 있게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