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화려한 색감을 뽐내며 선명한 생명력의 자태를 보여주는 듯하지만 화려함도 잠시 금세 툭 고개를 떨구고 마는 꽃. 마찬가지로 인생도 참으로 짧고 순식간에 지나가버린다. 이러한 삶의 유한성은 어찌 보면 당연하면서도 감당하기 어려운 사실인데 그것에 대한 인간의 수용적이면서도 거부적인 태도를 꽃과 화병을 통해 시각화하여 작업을 진행하였다. 구체적인 꽃과 추상적인 꽃은 이미지와 물질이란 단어로 확장되며, 다양한 꽃의 형태와 크기는 다양한 시간성을 가진 객체를 나타낸다. 이렇게 꽃을 통해 인간의 존재, 삶의 여정, 시간의 축적 등에서 ‘생성과 소멸’이라는 키워드를 끌어내며 삶의 과정 속 많은 이야기를 경험하고 다시 물질화되어가는 수 많은 객체들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하였는데 그 모습을 혐오스럽거나 거추장스러워 보이지 않고 아름답게 핀 꽃들과 공존하게 그림으로써 순간적인 이 삶의 부정적인 시각을 깨고 현재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주어진 삶을 어떻게 사는 것이 옳은지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