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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은

Hye Eun Cho

서울대학교 미술학 박사 서양화 박사 수료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 회화 석사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학사

43점의 작품
43점의 작품
개인전
2022 pairing with shadows 그림자와 짝을 이루는 (갤러리 도스)
2017 arena_muted (우석갤러리, 서울)
2005 embodiment 05 (Sadi Window Gallery, 서울)
2004 Embodiment (갤러리 피쉬, 서울)
단체전
2022 자가치유놀이터 (집사의책장)
2017 유니온아트페어 (인사동,서울)
2016 P.A (SVA 동숭동 갤러리, 서울)
2012 SVA Korean Alumni Digital Exhibition (송은아트스페이스, 서울)
2005 신진작가전 (가나아트, 서울)
청년미술제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Private Exhibition (Lois Neiter Gallery, Los Angeles)
2004 En Route (갤러리 드림, 서울)
섬 (샘표스페이스, 이천)
14 Hours (상명대학교 갤러리, 서울)
2003 추억의 골목 (인사동길, 서울)
Inspected No. 9 (Visual Arts Gallery, New York)
작품소장
2005 Embodiment03-2 (MOCA commitee, Los Angeles)
강의경력
2012 성신여자 대학교
2005 계원조형예술대학교

작가의 말

휴식, 쉼, 여가라는 테마를 다루고 있습니다.
쉼이라는 무형언어를 어떻게 평면 캔버스에 담을 수 있을지 고민하며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초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미술 시간을 가장 기다렸던 기억이 납니다. 준비물을 알려 주시면 1주일간 그 재료를 가지고 남들과 어떻게 다르게 표현해 볼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설레는 한 주를 보냈던 것이 기억나네요.
그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미술을 전공하게 되었지요. 그런데 흥미롭게도 가장 그림이 간절하게 느껴진 시점은 결혼 후 육아를 하면서부터 에요. 무언가를 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그것의 의미가 더욱 분명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다시 붓질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졌고 그때부터 새로운 페이지를 열게 된 것 같습니다. 박사과정도 그 시기에 도전하게 되었고요.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쉼, 휴식, 여가라는 테마를 다루고 있습니다.

휴식은 현대인에게 도시의 속도감에 짓눌려 생기는 불안과 공포를 누그러뜨리고 삶을 좀 더 여유롭게 관망하도록 하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처방약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시발점이 된 작업은 주로 공원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이었는데 특히 뉴욕에서 유학하고 있을 당시 센트럴 파크에서 보았던 사람들의 다양한 실루엣과 중력에 의해 늘어뜨린 몸의 곡선에서 이완의 순간들을 찾아보고자 하였습니다.

현재는 공원에서 벗어나 좀 더 다양한 공간을 탐색하고 있습니다. 레저, 여가, 스포츠 역시 나의 큰 관심 안으로 수렴되었고, 구체적인 형상(figure) 대신 공간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쉼이라는 것은 구체적인 행태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태도와 입장에서 비롯된 보다 정신적 차원의 유산이라는 깨달음 때문입니다. 내가 공간이라는 하드웨어와 어떻게 조우하고 조율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다양한 공간을 탐색하던 중 빈 경기장 시리즈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경쟁하는 선수, 응원하는 관객, 중계하는 미디어, 기업의 광고를 모두 걷어낸 후 커다란 한 공간의 음소거된 공간, 빈 공간의 울림을 찾아 보고자 했습니다. 경기장이 순간과 찰나들을 소모해가는 역동적 공간이었다면 선과 면으로만 구성된 빈 경기장은 모든 소란이 가라앉은 사색의 공간으로 변모합니다. 경기장만이 지닌 팽창된 열기와 소란에 감정 이입하는 자신으로부터 멀어지는 경험, 기존의 맥락에서 그것을 축출했을 때 생기는 그 소강상태에 자신을 놓았을 때만이 닿을 수 있는 지점 - 관망하는 태도, 관조적 상태- 로 유인해보고자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보이는 것에서 다른 것을 보는 새로운 문을 열 수 있는 기회를 던진다고 생각해요.

저에게 휴식이란 삶을 바라보는 하나의 통로입니다. 다시 말하면 휴식이라는 테마를 통해서 삶을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를 드러내고자 합니다. 저의 시선을 통해 비록 단편적일지라도 차가운 도시를 살아가는 ‘소모되는 개인’에서 자신의 내면을 응시함으로써 ‘비워낸 후 다시 채워지는 개인’으로 회복되기를 희망합니다.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인물 그림들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그림자를 강조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그림자는 대상의 이면을 드러내는 하나의 고리라고 생각합니다.
빛은 인체의 실루엣을 더욱 매력적인 곡선으로 만들어 내기도 하지만 가장 어두운 곳으로 실루엣을 감추어 버리기도 합니다. 휴식하는 자들 위로 강하게 떨어지는 햇빛(양각)과 어둠 속에 숨어있는 쉐이드(음각)들은 수면 위로 올라온 듯 반짝이는 자아의 모습과 그 이면에 감춰진 내밀한 모습을 비유적으로 보여주는 장치가 되어주며 휴식의 의미를 단순히 피지컬이 아닌 심리적 상태로 확장할 수 있는 도구가 됩니다. 휴식이라는 것은 자아가 자신의 내밀한 부분으로 침잠하여 자신의 내면을 대면하는 순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그림자는 휴식의 상태로 들어가는 중요한 연결고리가 되어 줍니다.

Q. 가장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으신가요?
저의 전작들은 지나온 시간들의 디딤돌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관심사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도록 저의 생각들을 이어주고 있지요. 따라서 모두가 소중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새로운 단계로 전환점을 주었던 작업들이 조금 더 특별하게 느껴져요. 이정표같은 역할을 해주기에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작가라면 누구나 첫번째로 팔린 작업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을 거에요. 저 역시 그런 점에서 embodiment 03-2 를 뽑을 수 있겠네요.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작가에게 이미지를 수집하는 일은 일상 같아요.
애쓰지 않아도 이미지가 어떻게든 작가의 그물망에 걸리게 되지요. 대개의 경우 시작은 한 이미지에서 출발해요.
평소에는 산책 길, 아이 등교길, 운전할 때, 여행 등등 많은 장면 중에서 마음에 닿는 이미지가 있을 때 사진을 찍어 둬요. 그러다가 작정하고 어떤 이미지를 구축하고 싶을 때는 직접 찍으러 돌아다녀요. 원하는 느낌의 대상을 찾기 위해서 많은 사진을 낭비할 정도로 찍어 대요. 그것을 취합하고 분류하는 작업도 만만치 않은 시간이 필요할 정도지요.
뿐만 아니라 보도자료, SNS, 구글링으로 원하는 이미지를 찾기도 해요. 이미지가 범람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보니 도처에 이미지가 널려 있고 너무 쉽게 이미지를 구할 수 있지요. 그럴 때는 어떤 부분을 어떻게 가져올지 고민하는 숙성의 시간이 필요해요.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에서도 영감을 얻으려고 노력해요. 예전에는 작업과 일상을 분리하려고 했어요. 지금은 제 일상에서 작업으로 수렴될 수 있는 부분을 찾고 일상과 작업을 같이 가져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최근에는 '그림자'에 더욱 주목하면서 그림자를 별개의 정물로 독립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그림자는 늘 대상에 종속된 존재이고 오직 대상을 드러낼 뿐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잖아요. 빛은 어둠을 더욱 어둡게 하고 어둠은 빛을 더욱 밝게 빛내는 관계이기에 이 둘의 관계를 통해서 대상의 이면을 드러내는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저는 휴식이라는 것이 결국은 드러내 보인 나를 잠시 내려두고 내 안에 감추어진 모습들을 바라봐주는 시간들이라고 생각해요.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어려운 질문입니다. 세상에는 이미 너무 많은 좋은 작가들과 좋은 작업들이 있어요. 그 속에서 나는 왜 그림을 그리는지 스스로 묻곤 해요. 내가 그림을 그려야 하는 정당한 이유를 아직 찾지 못했기에 이 질문 역시 답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어렴풋이)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어떤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나는 그림을 그려나가고 있지 않나 생각해요. 그림으로 설득할 수 있는, 다른 말이 필요하지 않은 작가가 되면 좋겠습니다.

Q. 작품 활동 외에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계절마다 아이들과 테마를 정해 여행을 떠나요. 작년에는 서핑을 배우기도 했고 최근에는 사이클을 타기 시작했어요. 서울 근교만 가도 가슴이 확 트이는 풍경들을 만날 수 있어 코로나 이후 소중한 취미가 되었어요. 차로 가면 지나쳤을 풍경을 자전거의 속도로 천천히 음미할 수 있어서 좋아요. 게다가 운동할 때 만큼은 순간 순간 끼어드는 잡념이 사라져서 그 시간을 좋아해요. 체력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실생활의 장애물들을 심리적으로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것 같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