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0년 전 서울에서 제주로 이주 후 주로 이곳 해녀들의 일상적이거나 혹은 상상속의 몽환적인 모습 등을 아름다운 제주를 배경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지금의 해녀 그림 작가라는 별칭을 얻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어린 시절부터 그림책 삽화가가 되는 것을 늘 꿈꾸어왔습니다. 그러나 오랜 시간 동안 또 다른 생업과 삽화가의 일을 병행하느라 특별히 내세울 작품 하나 없이 그저 그림 세계의 언저리를 맴돌 뿐이었습니다. 그러다 2017년 남편의 유학생활 때문에 미국으로 함께 건너 간 후 문화의 단절로 오는 고립감에서, 오히려 오롯이 그림에만 전념할 수 있는 나만의 시간들을 처음으로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후 제주도를 그리워하며 해녀를 그리기 시작했고 우연히 그 그림들을 미국 현지 갤러리의 큐레이터에게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미국 미네소타 주에 위치한 레드윙 아트 갤러리에서 해녀라는 타이틀로 첫 초대 개인전을 열게 되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타국에서의 순수 미술로서의 첫 발걸음이었습니다.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해녀들의 모습을 그릴 때 사실주의와 상징주의 두 가지로 나누어 그리고 있습니다.
사실주의 속 그림에서는 다채로운 제주도의 색감들과 어우러진 해녀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해학적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때 해녀들이 제 몸처럼 항상 함께하는 테왁이 자주 등장하고는 하는데요. 테왁이란 바다 한가운데 띄어놓아 물속 해녀들에게 길잡이가 되어주기도 하고 유일하게 기대어 쉬어 갈 수 있는 쉼터의 기능을 해주기도 하는 부표를 뜻합니다.
상징주의 속 그림에서 또한 해녀들이 테왁과 함께 하늘을 자유로이 유영하고 있습니다. 이때는 밝은 달이 테왁을 상징합니다.
삶이라는 거친 바다 한가운데에서 해녀에게의 테왁이 주는 의미처럼 저 또한 따뜻한 위로와 휴식이 되어 드리는 그림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참았던 숨이 목구멍까지 차오르면 테왁을 향해 마지막 발짓을 힘차게 내젓는다. 이윽고 해녀는 바다 밖으로 솟아, 비로소 날아오르기 시작한다.'
Q. 작품 활동 외에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정원을 가꾸고 반려동물들과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잡초를 뽑을 때면 마당 고양이들과 노견이 우르르 몰려와 함께 풀을 뽑아준답니다. 정말인데 지인들조차 잘 믿어주지 않기는 하지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