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뜨 뻬떼르부르크 일리아 레핀 아카데미, 러시아 수학
존재와 자아를 탐구하며 미세포상상화를 연구하는 김쎌 입니다.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중학교 때 과학 상상화 대회를 나갈 때마다 수상을 해서 가산점 덕분에 언제나 과학 점수가 100점이 넘었습니다. 그때를 계기로 3학년 겨울방학부터 미술 학원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화가가 유일한 꿈이 되었습니다.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최근 저는 C.cell 시리즈에 조금 더 집중하고 있는데, 여기서 저는 우리가 보편적으로 맹신하는 '생물학적 실제'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이러한 사유는 제 개인적인 삶의 궤적과 닿아 있습니다. 과거 암 투병 당시, 반복된 수면마취를 겪으며 제 의식이 완전히 부재했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자각하지 못하는 나의 육체, 그저 수동적으로 숨만 쉬고 있는 생물학적 몸이 과연 '진짜 나'라고 말할 수 있는지 강한 실존적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름이 적혀있지 않다는 환경을 전제한다면, 병원에서 기계적으로 찍어낸 나의 엑스레이 사진이나 현미경 속 세포 데이터, 혹은 기계적인 증명사진이 저라는 존재의 본질을 얼마나 대변할 수 있을까요?
재미있게도 사람들은 그런 무색무취한 생물학적 기록보다, 나의 뇌가 철저하게 기획하고 미학적으로 도출해낸 글이나 이미지, 사진 등의 결과물들을 통해 저라는 사람을 훨씬 더 깊고 선명하게 느낍니다. 여기서 제가 말하고자 하는 ‘기획된 자아’가 가진 실존적 힘이 드러납니다. 수동적으로 주어진 생물학적 육체보다, 나의 철학과 미학과 의도로 철저하게 통제되고 기획된 이미지가 훨씬 더 밀도 높은 '진짜 자아'라는 실존적 진실을 말하고 싶습니다.
제 작업은 아이클레이를 주무르는 가장 가볍고 일상적인 하위문화의 놀이에서 출발합니다. 이를 촬영하고 보정하여 디지털 이미지를 만든 뒤, 최종적으로는 묵직한 물성을 지닌 유화 회화로 치환합니다. 가벼운 인공물을 상위 예술의 영역으로 격상시키는 이 ‘위계의 전복’과, 캔버스 위 구석구석 우연을 허용하지 않는 '지독한 밀도'의 회화적 노동을 통해 관객의 안구를 화면에 결박하고 시각 시스템을 해킹하고자 합니다.
결국 '무엇이 실재이고 무엇이 인공인가'라는 이분법적 위계를 무너뜨리는 것, 그리고 타인의 시선과 나의 의도가 격렬하게 부딪히는 그 인식의 찰나에 나의 존재를 완벽하게 증명해 보이는 것, 그것이 제 작업이 나아가는 궤적입니다.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주로 유화를 사용합니다.
최근 C.cell (clay.cell) 시리즈를 중심으로 작업하기 시작하면서 아이클레이를 손으로 굴려 빚고, 촬영과 보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캔버스 위에 유화로 옮기는 방식으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유화를 선택하는 이유는 그 무게 때문입니다. 10초 만에 만들어지는 가볍고 키치 한 아이클레이가, 미술사에서 가장 무거운 매체인 유화를 통해 정교하고 밀도 높은 형태로 격상되는 순간—그 가벼운 놀이가 캔버스 위에서 불멸하는 실존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저는 존재의 카타르시스를 느낍니다.
Q. 가장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으신가요?
자화상 시리즈를 가장 아낍니다. 자화상을 마주하고 있으면 '나'라는 존재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고, 또 다른 내가 캔버스 위에 탄생했다는 감각 속에서 묘한 자아적 포만감을 느낍니다.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 영감을 얻는 편입니다.인터넷이나 SNS를 통해 영감을 얻는 편입니다. 자연보다는 인공적인 환경에서 더 많은 영감을 받는데, 이는 저의 작업 세계관과도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습니다.
SNS를 관찰하면서 사람들이 자신을 드러내고 표현하는 방식에 대해 자연스럽게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것이 작업의 중요한 출발점이 되기도 했습니다.
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2017년부터 K.cell, E.cell, F.cell 등 CELL 시리즈를 통해 다각도의 개념을 가진 회화를 데이터화하는 연구를 진행해왔습니다.
2018년부터 C.cell 시리즈를 도입했고, 2023년부터는 C.cell에 보다 집중하여 작업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C.cell을 중심으로 작업하는 동시에, 다른 쎌 시리즈들과 접목한 합성 회화를 연구해 나갈 계획입니다.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처음 작품을 접한 뒤 또 다른 작품이 끝없이 궁금해지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색감을 잘 다루는 작가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Q. 작품 활동 외에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유튜브를 통해 일상과 작업 과정, 작업에 관한 이야기를 공유하고 있습니다.유튜브를 통해 일상과 작업 과정, 작업에 관한 이야기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일상 속에서 작업하는 모습을 대중과 나누며 가까워지는 것이 또 다른 즐거움입니다.
사진과 영상 작업도 즐겨 합니다. 가까운 지인 중 음악가의 밴드 프로필을 촬영하거나, 셀프포트레이트 작업, 유튜브에 올릴 그림 브이로그 촬영과 영상 편집을 통해 일상을 공유하는 것을 즐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