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미술학
박사
인천대학교
서양화
석사
인천대학교
서양화
학사
저는 에나멜페인트의 매력에 매료된 뒤로 10년여 동안 회화를 그려오고 있습니다. 많은 대중들은 저를 '페인트 작가' 또는 '드리핑 작가'로 불러 주시곤 합니다.
저의 작품 의식은 변형된 욕망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다소 무거운 주제지만, 어쩌면 한 번쯤은 들춰 봐야 하는 욕망이라는 소재에 대해 마주서 보시기 바랍니다.
Q. 추구하시는 작품 스타일이 궁금합니다.
인간의 혼돈된 무의식과 의식 그 경계의 상징성을 작업의 주제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드리핑 기법에 의한 화면이 자동 기술적이고 우연적인 표면 위에서 어느 순간 새로운 풍경을 찾아냅니다. 일종의 우연적인 풍경 내지는 암시적인 풍경이라고 부를 만한 그 풍경 위에 저는 특정의 모티프를 그려 넣습니다. 이것은 이미지의 선별적인 기록물들 일상의 사진, 신문, 잡지, 인터넷에서 발췌한 이미지들을 견본화하고 다시 재조합하여, 기억이나 감각들을 끄집어 내며 그것을 인간의 변형된 욕망에 대입시킵니다.대개는 자신의 가족사 내지는 행복한 일상의 풍경들과 미술사적인 욕망의 지표들(여러 경로로 패러디되고 특히 오마주의 대상으로서 등극한 점이 그 증거일 것), 대중적이고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욕망의 지표들입니다. 나아가 저의 주제 의식과 관련해 볼 때, 대상 자체라기보다는 그 대상이 어떤 문맥 속에 배치되는가를 살피는 일이며, 따라서 그 의미마저도 달라질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결국, 대상의 의미가 결정되는 것은 대상의 고유한 성질에 속한다기보다는 그 대상이 놓이는 방식, 곧 문맥입니다.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무의식과 의식의 경계에서 일어나는 또 다른 세계를, 회화 작업을 통해 창조해 냅니다. <변형된 욕망-까마귀 나는 들판 그리고 바람(2014)>은 이러한 과정을 거치고, 최종적으로 고흐의 <까마귀 나는 밀밭>의 작품과 묘한 연관성을 드러내며, 자신만의 감각으로 표현된 작품이 됩니다.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인물은 관람자 자신의 내적인 모습으로 침투하여 새로운 감정을 유발하게 됩니다.이러한 과정들은 모두 작가의 무의식에 존재하는 이미지들을 통해 영감과 기억을 통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제작한 작품입니다. 작품에서 감지되는 공허감과 불안감은 욕망 자체와 전이(가장)된 욕망, 의식적 주체와 무의식적 주체로 분열되고 중첩된 주체의 이중성을, 그리고 그로부터 유래한 긴장감과 존재의 불안정성을 엿보게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드러난 존재의 불안정성은 작가의 경계를 넘어 현대인의 보편적인 초상으로까지 확장됩니다.이러한 확장은 마치 다른 세계를 보는 듯하게 하여, 관람자로 하여금 깊은 내면에 숨겨져 있을 줄 모르는 어떤 이야기의 실마리가 되는 기억들을 찾게 하고요. 제 작업은 환상과 현실 사이를 넘나들며 풍경, 인물, 나무, 동물 그리고 일상을 즐기는 장면들을 재구성하고 자유로운 회화적 재질감과 터치를 통해 모호한 해석들로 경계 지워지고 있습니다. 그림 속 배치된 생략된 인물, 동물 역시 상징성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되고 있어요.제 작품의 이러한 특성은 <변형된 욕망 - 초원에서 만난 토끼와 대화하기(2014)>에 잘 드러나 있는데, 초원 한가운데 있는 두 대상의 만남을 마치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보임으로써 상상력을 자극합니다.이 교감하는 전이의 감각은 자연과 인간의 구별된 단절을 극복하고 동시에 정신적으로 여행한다는 개념으로서, 제 작품 전반에 걸쳐 일관되게 감지되는 특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