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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새해를 맞아 구입한 다이어리, 다들 어떻게 꾸미고 계시나요? 요즘에는 스티커, 마스킹 테이프 등등 꾸밀 수 있는 것들이 넘쳐나지만, 예전에 다이어리를 꾸민다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렸던 방법이 바로, 잡지나 신문에서 예쁜 이미지들을 잘라 오려 붙이는 일이었습니다. 그 위에 색도 칠하고, 글자도 쓰다 보면 어느새 멋진 다이어리가 완성되곤 하죠!
그런데 실제로 이와 같은 동일한 방법으로 작품 활동을 했던 화가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물론 그들은 다이어리가 아닌 캔버스를 활용하긴 했지만 말이에요. 이번 아트 딕셔너리에서는 '다이어리 꾸미기'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미술 기법, '파피에 콜레(papier collé)'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파피에 콜레란 무엇일까?
파피에 콜레에서 파피에란 '종이'를 콜레란 '풀로 붙이다'를 의미하며, 직역하면 '풀로 붙이다.'라는 뜻을 가집니다. 미술 분야에서는 인쇄물(종이), 천, 나뭇조각 따위를 찢어 붙이는 회화의 한 기법을 말합니다.

어릴 적 종이를 찢어서 스케치북 위에 오려 붙이는 놀이와 유사한 이 기법은 의외로 미술계에 등장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 기법을 최초로 사용한 사람은 종합적 입체주의 시대의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와 브라크(Georges Braque, 1892~1963)로, 그들은 1912년 무렵부터 '파피에 콜레'라는 기법을 고안해 작품에 적용하기 시작했다고 전해집니다.
입체주의 미술을 시작하기 전 피카소와 브라크의 작품
좌) Pablo Picasso, <The altarboy>, 1896
우) Georges Braque, <Ship at Le Havre>, 1905
이미 너무나 유명한 사실이지만, 피카소 그리고 브라크는 그림을 매우 잘 그리는 화가들입니다. 아무리 글자가 많이 적힌 신문이라도 거뜬히 그려내고도 남을 사람들이었죠. 그런 그들이 왜 굳이 파피에 콜레 기법을 고안하게 된 것일까요? 이를 위해서는 입체주의에 대해 알아볼 필요성이 있습니다.
입체주의의 성장과 파피에 콜레의 등장
프랑스 사진작가 Brno Del Zou의 초상 사진 작품들.
위 사진 작품처럼 입체주의 작품도 하나의 화면에 다양한 시점에서 본 대상의 모습을 그려내고자 했다.
입체주의란 20세기 초반에 시작된 서양미술 사조 갈래 중의 하나입니다. 입체주의 화가 중 가장 유명한 이들이 바로 조르주 브라크와 파블로 피카소이며, 그 외에 상대적으로 낯설긴 하지만 레제, 들로네 등이 입체주의 화가였습니다. 이 사조의 핵심은 바로 사물을 여러 방향에서 본 모습을 한 화폭 안에 담아낸 것인데요. 그 때문에 사물을 한 방향에서 바라보고 재현하고자 했던 과거의 사조들과는 화풍에 있어서 상당히 큰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입체주의는 그 발전과정에 따라 화풍도 변화해갔는데요. 이에 따라, 크게 초기 입체주의 시기 / 분석적 입체주의 시기 / 종합적 입체주의 시기로 나눠 설명하곤 합니다. '초기 입체주의 시기'가 후기 인상주의의 화가 세잔의 영향을 받아, 이제 막 입체주의라는 봉우리를 틔운 '시작의 시기'라면, '분석적 입체주의' 시기는 그러한 입체주의에 대한 연구를 거듭하던 시기, 즉 '어떻게 하면 한 화면에 좀 더 여러 방향에서 바라본 사물의 모습을 표현해낼 수 있을까?'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던 시기였습니다.
초기 입체주의 / 분석적 입체주의 / 종합적 입체주의 시기의 대표 작품들
좌) Georges Braque, <houses at estaque>, 1908
중) Georges Braque, <Still life with harp and violin>, 1911
우) Pablo Picasso, <glass and bottle of suze>, 1912
그러나 그들의 연구가 너무 과했던 탓인지, 분석적 입체주의의 후반기에 갈수록 그들의 그림은 점점 본래의 사물이 무엇인지 알 수도 없을 정도로 해체주의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은 결코 그들이 원하던 결과가 아니었습니다. 결국 피카소와 브라크는 해체된 큐비즘의 화면에 현실감과 일상성을 주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하게 되었는데요. 그 과정에서 마침내 색지나 신문지, 악보, 상표, 벽지 등을 풀로 붙이는 '파피에 콜레'를 고안하게 된 것입니다.

이 '파피에 콜레'는 현대 미술이 처음으로 물체와 만난 예라고 할 수 있기에 미술사적으로 큰 의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이후에도 '파피에 콜레'는 여러 가지 형태로 발전하며, 미술계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입체주의를 넘어 현대에 이르기까지
입체주의 이후 '파피에 콜레'는 어떻게 오늘날까지 이어져왔을까요? 제1, 2차 세계대전 시기, '파피에 콜레'는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를 만나 '콜라주'의 형태로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캔버스 위에 종이류의 물체만 붙이던 파피에 콜레와는 달리, 콜라주는 실, 모발, 철사, 모래 등 이질적인 재료들을 캔버스 위에 등장시켰습니다. 그 결과 탄생한 복잡 미묘한 이미지들은 작품을 감상하는 이들에게 부조리한 충동이나, 아이니컬한 연쇄반응을 일으키곤 했는데요.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 화가들은 이런 기묘한 느낌을 잘 활용하여 작품의 주제를 더욱 부각하는데 활용하곤 했습니다.
초현실주의 화가 막스 에른스트의 콜라주 작품과 다다이즘 화가인 한나 회흐의 포토몽타주 작품
좌) Max Ernst, <Cormorants>, 1920
우) Hannah Hoch, <Cut with the Kitchen Knife through the Beer-Belly of the Weimar Republic>, 1919
이후 파피에 콜레는 인화된 사진을 오려 붙여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는 '포토몽타주'의 모습으로 미술계에 등장하며, 팝아트 시기에 이르러서는 매스 미디어에 등장하는 이미지들을 모아 작품 속에 짜 맞추는 방식의 새로운 콜라주 기법을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07-2014

김보경

30x21cm (3호)

#16-2014

김보경

30x21cm (3호)

현대의 작가들은 어떤 방식으로 '파피에 콜레'를 작품에 활용하고 있을까요? 먼저 김보경 작가는 공간과 사물 간의 관계를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입니다. 작가는 공간에 사물이 등장함으로써 이루어지는 변화와, 무엇을 선택하고 배제하느냐에 따른 공간들 속의 배치의 변화에 주목합니다. 그리고 작가는 머릿속에서 공간과 사물의 배치를 계산하여, 이를 '파피에 콜레' 기법으로 캔버스 위에 재구성합니다. 위의 두 작품 역시 각각 색과 면의 조화로운 배치에 초점을 맞춘 작가의 치밀한 계산이 만들어낸 작품들입니다.

굿 이너프 26 (Good Enough 26)

잭슨심

130x162cm (100호)

are you jealous? 13

잭슨심

146x89cm (80호)

한편, 잭슨심 작가의 경우에는 이미지와 텍스트 사이의 즉흥적이고 자유로운 표현을 위해 '파피에 콜레'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공간, 장르, 개념, 정신 등, 우리가 예술이라고 하는 이름에 얽힌 담보와도 같은 의미들을 해체하고 예술의 장벽을 허물며 소통의 확장을 이끌어 내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작품의 주제를 끌어내기 위해, 매스미디어에서 주로 볼 수 있는 텍스트와 이미지들을 콜라주 하는 방식으로 작품 내에 '파피에 콜레' 기법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파피에 콜레'의 탄생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많은 화가들이 해당 기법을 사용했고, 다양한 작품들을 남겨왔습니다. 여러분도 어릴 적 스케치북 위에 잡지나 신문에서 본 이미지들을 오려 붙여본 기억이 있나요? 나 홀로 여러 가지 텍스트와 이미지들을 오리고 붙이다 보면 생각지도 못하게 멋진 작품이 탄생하기도 하죠. '파피에 콜레'의 매력은 바로 그 부분에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새해를 맞아 구입한 다이어리! 어떻게 꾸밀지 고민된다면, 일단 아름다운 이미지들을 모아 오려 붙여보세요. '파피에 콜레' 작품들처럼 어느새 여러분 앞에 기상천외하고 멋진 이미지가 완성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