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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상에서 '인싸' 혹은 '아싸'라는 단어, 보신 적 있나요? '인싸'는 인사이더 그리고 '아싸'는 아웃사이더의 줄임말인데요. '인싸'란 자신이 소속된 무리 내에서 적극적으로 어울려 지내는 사람을, 반대로 '아싸'는 자신이 소속된 무리에 속하지 않고, 홀로 다른 길을 걷는 소수를 뜻합니다. 결국 이 두 단어는 특정 집단에 소속되어 있는 사람들의 서로 다른 두 가지 특성을 나타낸 말이라고 할 수 있죠.
사람이 모여 만들어진 집단이라면 '인싸', 그리고 '아싸'는 어디서든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미술계도 예외는 아닙니다. 소위 미술계의 아웃사이더라 칭해지는 '나이브 아트(naive art)'에 속하는 화가들이 분명히 존재했으니까요.
미술계의 아웃사이더 : 나이브 아트
미술계에서 나이브 아트(naive art)는 원시주의(Primitivism) 혹은 아웃사이더 아트(Outsider art)라는 말로 불리기도 합니다. 이는 어떤 특정 유파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일부 작가의 작품 경향을 칭하는 단어로 사용됩니다. 그 이유는 나이브 아트가 특정한 지역의 역사적 산물이라기보다는 개인적 재능과 정신의 개화로부터 비롯된다고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나이브 아트에 속하는 화가들은 정규 미술교육을 받지 않고 화단과도 별 관계없이 이른바 문명적인 세련된 기교와도 담을 쌓은 채, 기교 이전의 순수한 즐거움과 충동적 본능으로, 자연발생적인 소박함, 특이한 시각, 그리고 양식화의 특징을 보이는데요. 나이브(naive)란 단어의 뜻이 '순진한', '천진난만한'인 것처럼, 나이브 아트의 작품들은 '순진하고, 천진난만한 그림'같이 느껴지며, 특히 회화에서는 선명한 채색, 풍부한 세부 묘사, 평면적 공간 처리 등의 경향을 보여줍니다.
나이브 아트 대표 화가 세라핀과 루이 비뱅의 작품
(좌) Séraphine Louis, <Unknown title> / (우) Louis Vivin, <La main chaude>
나이브 아트에 속하는 화가들은 대부분 전업화가보다는 일요화가(다른 날에는 본업에 충실하고, 여가인 일요일에만 작품활동을 하는 화가)의 형태로 작품 활동을 지속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일요화가라고, 그들의 예술성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 유명한 고갱이나 샤갈 역시 아마추어 화가에서 출발했었으니까요.
대표 화가 : 세관원 루소 (Le Douaner Rousseau)
나이브 아트의 대표 화가, 앙리 루소(Henri Rousseau)는 1844년 프랑스의 북서부 마엔주 라발 시에 살고있는 가난한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그는 중학교 졸업 후에 1863년부터 1869년까지 군대 생활을 했고, 제대 후 파리의 징세 사무소에 들어가 15년 동안 근실한 수세관리자로 일했는데요. 처음 화가의 길로 들어설 때는 수세관리자 일을 하며 전형적인 '일요화가'형태로 활동을 했었기 때문에, 루소는 평생 세관원이라는 뜻의 '두아이에(Le Douaner)'라는 별명으로 불렸습니다.
Henri Rousseau, <The Dream>, 1910
징세 사무소를 그만두고 나서 루소는 전업화가가 되었지만, 예술가로서 인정받는 일은 매우 험난했습니다. 그는 1886년부터 사망한 1910년까지 거의 매년 앙데팡당(프랑스의 독립 미술가 전시회)전에 꾸준히 작품을 발표해 180여 점의 작품을 남겼지만, 그때마다 돌아오는 것은 사람들의 비웃음과 조롱뿐이었습니다. 전통적인 아카데미 학파의 그림도 아니고, 당시 앙데팡당 전시를 주도하던 인상주의의 화풍도 아닌 루소의 독특한 작품은 사람들에게 미술의 기본을 무시한 바보 같은 그림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앙리 루소가 그린 정글 풍경들 (좌) Henri Rousseau, <Negro Attacked by a Jaguar>, 1910 / (우) Henri Rousseau, <Tropical Forest : Battling Tiger and Buffalo>, 1908
뿐만 아니라, 그가 주로 그렸던 정글의 그림은 '실제 정글'의 모습과도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가 그린 그림들을 보면 꽃이나 나무는 크기가 비현실적으로 크고, 열대 과일들도 실제와는 다르게 그려진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는 루소가 한 번도 실제로 정글에 가본 적이 없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그 대신 루소는 정글의 아름다운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파리의 식물원을 자주 방문했다고 했다고 전해지는데요. 그러나 사람들은 이와 같은 이유에서 그의 그림이 실제와 다른, 거짓투성이의 그림이라고 말하며, 그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나이브 아트가 현대미술에 미친 영향
그림은 꼭 실제와 같아야 할까요? 사실 현존하는 그림들의 대부분은 인간의 '상상'에 의해 그려진 것입니다. 심지어 수학적 계산을 토대로 그려졌다고 알려진 르네상스 시대의 유명한 종교화들도 예수나 천사를 실제로 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 의해 그려진, 일종의 상상화라 말할 수 있습니다. 루소와 르네상스 종교화의 차이는, 그것이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졌느냐, 받아들여지지 못했느냐.'일 뿐입니다.

하지만 현대의 관점으로 그의 작품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현실과는 다른 모습으로 그려진 루소만의 동식물들이 이상하리만치 생생하게 다가오지는 않으신가요? 사람마다 작품을 바라보는 관점에 차이가 있겠지만, 루소의 그림은 분명 넋을 놓고 바라보게 되는 어떤 매력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초현실주의와 앙리 루소의 연관성 / Henri Rousseau, <The Sleeping Gypsy>, 1897
이러한 이유 때문일까요?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미술계를 장악했던 초현실주의자들은 루소의 그림에 열광했습니다. 특히 그들은 그의 많은 작품 중 <잠을 자고 있는 집시여인>을 두고, 초현실주의와의 관련성을 이야기하곤 합니다. 그 그림 속에는 화려한 색의 옷을 입은 집시여인과 사막에는 존재할 수 없는 사자가 등장합니다. 그녀는 특이하게 사막 한가운데서 잠들어있고, 사막은 분명 달이 떠있는 밤이지만 낮보다 더 환합니다. 초현실주의 자들은 이것을 바로 데페이즈망(관계없는 사물들이 우연히 만나, 만들어 내는 아름다움, 아트딕셔너리 - 데페이즈망 편 참고)과 연결 지어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루소를 초현실주의의 선구자라 평가하기도 하는데요. 실제로 루소는 <꿈>이라는 제목의 작품을 그리기도 했고, 또 그의 작품 대부분이 꿈과 관련된 무의식적 해석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앙리 루소로 대표되는 소박파들의 그림들은 초현실주의자들보다 한발 앞서 무의식의 세계를 창조한 창시자로서, 그리고 르네상스 이후 견고하게 미술계를 지배하던 거의 모든 규범들(원근법, 객관적 사실주의 등)을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미술사적 의의를 가집니다.

Birds and Dodo,

김선우

145x112cm (80호)

Dodo reading in the jungle

김선우

130x97cm (60호)

위 두 작품은 김선우 작가가 그린 정글의 모습입니다. 지금은 멸종됐다고 전해지는 '도도새'가 한가롭게 책을 읽고 있는 모습과 다양한 열대의 조류들이 정글 곳곳에 숨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이 정글 그림 역시 실제로 정글을 관찰해가며 그린 그림이 아닌, 작가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그려졌다는 점에서 앙리 루소와 많은 연관성을 가집니다.
현대에 그려진 김선우 작가의 작품은 동화적인 이미지와 유쾌한 상상력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루소 역시 현대에 태어났다면, 동시대의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지 않았을까요?

지금까지 앙리 루소를 중심으로 나이브 아트, 소박파 미술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루소 외에도 세라핀, 루이 비뱅 등 훌륭한 나이브 아트 화가들이 많습니다. 혹시 지금 무언가를 하려고 고민하시던 중이셨나요? 꼭 대학을 전공해야, 그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루소 역시 가난 때문에 단 한 번도 미술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그의 나이 50세에 전업화가로 두 번째 인생을 살게 되었습니다. 지금 하고자 하는 일이 있다면 도전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