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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포르마시옹. 이는 데포르메라 칭하기도 하며, 변형 혹은 왜곡이라는 뜻으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미술 분야에서는 자연이나 사물 등 어떠한 대상을 묘사할 때 시각적으로 충실히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의미나 목적을 가지고 특정 부분 또는 전체를 고의로 강조하거나 왜곡시켜 모양을 바꾸는 것을 말합니다. 즉, 대상의 형태를 일부러 달리 하는 기법을 말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미술에서 데포르마시옹은 사물의 자연형태에 보다 작가의 주관이 담긴 왜곡을 더해 표현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그래서 데포르마시옹이 돋보이는 그림은 사람에 따라 자연스러움 혹은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데요. 하지만 데포르마시옹이 예술가가 전달하고자 혹은 표현하고자 한 바를 가장 잘 나타내 주는 기법이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많은 화가들이 이를 예술적인 강조의 수단으로 사용해왔습니다.
여성의 신체를 왜곡하여 그린 앵그르의 작품
(좌) Jean Auguste Dominique Ingres, <The Grande Odalisque>, 1814 (우) Jean Auguste Dominique Ingres, <The Bather of Valpinçon>, 1808
일반적으로 화가가 의도적으로 데포르마시옹을 사용하는 목적은 감정을 표출하기 위함이지만, 조형적 의도를 강조하기 위해, 혹은 작품의 본질을 나타내거나 미적 효과를 위해 사용하기도 합니다.
데포르마시옹의 미술사
: 재현이냐 왜곡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예술 창조에는 몇 가지 서로 반대되는 의식의 방향이 상관적으로 작용합니다. 그리고 이들 세 가지 요소를 조립함으로써 대략 8종류의 기본적인 예술 창조의 방향, 즉 기본 유형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데포르마시옹은 예술가들의 이러한 예술의욕 또는 예술 의식의 방향으로 인해 나타나는 것입니다. 때문에 '객관적인 사실'에 입거하지 않고, '주관적인 관념'으로 작품을 그리고자 했던 많은 예술가들의 작품에서 데포르마시옹이 등장하게 됩니다.
빌렌도르프의 비너스상과 이집트 벽화
이러한 데포르마시옹은 이미 원시시대의 미술에서부터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기원전 2만 5천 년경에 만들어졌다고 추정되는 빌렌도르프의 비너스상을 봐도 당대 미의 기준을 따라 젖가슴, 허리, 엉덩이 등이 매우 과장되게 표현돼있으며, 이와 더불어 고대이집트 벽화를 살펴보아도 인체의 표현이 과장되어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데포르마시옹이 회화에서 본격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기 시작한 것은 근대에 이르러 사실주의가 부정되면서부터입니다. 이전의 미술이 원근법, 단축법, 프로포션, 미술해부학 등의 지식을 바탕으로 형태, 공간, 양감 표현을 정확히 재현하는 것을 중시했다면, 근대 이후부터는 예술가의 조형의지가 중시되면서 왜곡을 작가가 고의적으로 사용하려는 시도도 나타나게 되었는데요. 보는 자에게 강하게 호소하기 위하여 형이나 프로포션, 공간 질서를 의식적으로 변형하여 독자적인 조형적 질서를 만들면서, 때로는 부자연스럽고 기괴할 정도로 대상을 과감하게 변형시키기도 했습니다.
표현주의 사조에서 보이는 기괴한 느낌의 데포르마시옹. 각각 뭉크와 키르히너의 작품들. (좌) Edvard Munch, <The Scream>,1893 (우) Ernst Ludwig Kirchner, <Street, Berlin>, 1913
그렇다면 기원전부터 등장했던 데포르마시옹은 왜 근대 이후에 이르러서야 주목을 받게 되었을까? 그 이유는 인간해방적인 근대문화의 특성 때문입니다. 인간해방적인 근대화의 문화는 개성, 자아, 자유, 그리고 자아의 주장을 극단적으로 추진하였기 때문에 예술에 있어서도 다양한 전개가 가능했습니다. 그 결과 단순 재현보다는 화가의 개성이 중요해지면서 데포르마시옹은 화가가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자리 잡게 되었으며, 근대 이후의 작품에서는 데포르마시옹의 다양한 기법이 두드러지게 된 것입니다.
근대적 데포르마시옹의 시작
: 폴 세잔(Paul Cezanne)
Paul Cezanne, <Apples and Oranges>, 1900
근대적인 데포르마시옹들은 주로 폴 세잔의 전후로 이런 움직임이 활발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평가됩니다. 세잔이 활동할 당시 미술계에는 인상주의가 크게 유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세잔은 인상주의 화가들이 눈에 비친 대상의 순간적인 인상을 재현하는 데 골몰해 있을 때, 사물의 기본이 되는 형태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며 독자적인 화풍을 개척합니다. 특히 세잔은 자연의 피상적인 겉모습이 아닌 본질적인 형태를 탐구하는데 주력했는데요. 그러한 탐구 결과 세계를 구, 원뿔, 원통과 같은 기하학적 요소들로 환원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예를 들어, 사과는 구, 나무는 원통으로 환원이 가능하다고는 것입니다.
Paul Cezanne, <Large Bathers>, 1906
이후 세잔은 이러한 자신의 주장을 토대로 자연의 대상들을 모두 구, 원뿔, 원통으로 왜곡하는 데포르마시옹을 보여줍니다. 이것이 바로 세잔이 실제보다 사과를 더 동그랗게 그린 이유이기도 합니다. 세잔의 이러한 데포르마시옹은 사과 그림뿐만 아니라, <대수욕도>라는 작품에서도 나타나는데요. 작품 속 등장하는 여인들의 신체가 모두 원뿔(삼각형) 모양에 맞춰지도록 왜곡되어 있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대 미술과 데포르마시옹
: 세잔 이후의 전개
세잔의 등장 이후의 미술은 데포르마시옹의 역사라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다양한 데포르마시옹이 등장했습니다. 고갱의 경우에는 화면의 평면성을 강조하기 위해 데포르마시옹을 사용했습니다. 또 나비파의 화면에서는 장식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쓰였으며, 모딜리아니에 있어서는 유려한 선묘의 리듬을 유지하기 위해 쓰이기도 했습니다. 한편 키르히너, 놀데 등 표현주의적 경향이 강한 화가에게는 데포르마시옹이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갱과 모딜리아니의 작품들
현대에 들어서 데포르마시옹의 사용 여부와 어떻게 사용할 것이냐는 문제는 전적으로 작가 개인 취향이나 성향에 따라 결정됩니다. 하이퍼리얼리즘(혹은 슈퍼리얼리즘)이라 하여, 오히려 사진보다 더 실제 같은 사실주의 작품들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팝아트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만화에 가깝게 인물을 왜곡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데포르마시옹을 사용한 오픈갤러리의 작품들

2014-3_Adam with Eve

고아빈

73x91cm (30호)

2015-1_The wedding thesedays

고아빈

91x73cm (30호)

인류 보편적인 감정이자 오랫동안 예술의 소재가 되어 온 ‘사랑’을 주제로 작업을 하는 고아빈 작가의 작품입니다. 사랑의 감정을 보다 풍요롭고 따뜻하게 전달하기 위해 작가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과 동물, 그리고 사물들 모두 둥근 원의 형태로 왜곡하는 데포르마시옹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Persistence of Memory

김병권

34x24cm (4호)

Access to Sensibility

김병권

32x41cm (6호)

김병권 작가는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치는 풍경과 대상을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냅니다. 이런 왜곡된 형태와 물감의 물성이 드러난 표면으로 인해 작가의 작품은 마치 초현실주의 작품을 보듯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원시시대부터 현대까지 계속되는 데포르마시옹의 역사. 새로운 시도를 하고자 하는 작가들이 있는 한, 앞으로도 데페르시옹은 또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 미술의 역사를 이끌어가리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