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진 작가의 작품에는 시선이 가득하다. 수많은 시선들이 모여 원형을 이루고 그 원형들은 또다른 눈동자가 되어 시선의 주체가 된다. 박현진 작가는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사회적 존재로서 타인의 시선에 익숙해진 인간의 삶을 조망한다. CCTV를 비롯한 기계의 눈까지 더해진 현대의 삶은 시선의 감옥과도 같다. 세상의 모든 사물에 눈이 있다고 믿었던 과거 애미니즘 사고방식은 오늘날 이토록 아이러니한 모습으로 구현된 것이나 다름 없다고 할 수 있다. 박현진 작가는 이러한 시선들을 수집하여 축적의 과정을 거친 후 커다란 원형으로 표현한다. 원형의 반복적인 나열과 축적은 화려한 색감과 세밀한 묘사를 통해 화면 안에 강력한 조형미를 가져온다. 그렇게 탄생한 커다란 눈동자로 ‘응시’에 대응한 박현진 작가의 작품은 시각예술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며 세상에 정면으로 맞선 작업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항상 타인의 시선에 둘러싸인 채 살아갑니다. 특히 언제 어디서나 존재하는 카메라의 존재는 인간이 아닌 기계에마저 감시 받는 현대인의 현실을 보여줍니다. 박현진 작가는 이러한 현실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단순히 묘사하는 것에서 나아가 이 사회를 돌아가게 하는 시스템을 통찰력 있게 바라봅니다. 그리고 감시체계에 대한 통찰과 더불어 그들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응시하며 시각적 아름다움을 탄생시킵니다. 박현진 작가의 작품 속 눈은 나를 감시하는 세상의 눈을 형상화 한 것이자 한편으로는 내가 즐거이 응시할 수 있는 아름다운 원형의 이미지입니다. 이러한 작업은 나를 바라보는 시선을 역으로 내가 관조할 수 있는 여유를 줍니다. 박현진 작가의 작품을 통해 시선의 감옥에서 탈출해 응시의 즐거움을 경험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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